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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요동치는 채권시장]금리변동 대비 장단기 분산투자를

입력 | 2001-02-27 18:34:00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투자자들이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면서 채권형펀드에 돈을 집어넣었다. 특히 작년 말을 시한으로 비과세펀드가 판매돼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그런 채권형펀드가 최근 금리의 급등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가평가제도가 도입되면서 채권형펀드도 금리가 오를 경우 평가손을 보고 심할 경우 원금마저 잃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투자자들은 이제 펀드매니저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고 기다리기보다는 ‘치밀한 전략’을 세워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

▽가입 이전 단계〓먼저 투자자들은 채권형펀드 가입시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 채권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 채권형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유보하는 게 좋다. 머니마켓펀드(MMF)같은 단기상품에 투자하고 관망하는 것도 방법이다.

펀드수익률이 은행권 확정금리상품 이자율보다 더 낮다면 은행문을 두드리는 게 현명하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채권형펀드에 돈을 맡길 때는 장기형과 단기형에 분산투자하고 장기형상품에도 1년에 두 세 차례 나눠 돈을 넣는 게 금리변동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투신운용사나 자산운용사를 선택할 때는 금리변동에 따라 펀드의 수익률 변화가 심하지 않은 운용사가 좋다. 금리변동에 따른 수익률 변화에 대해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투신운용 박성진 채권전략가는 “편입한 채권만기가 펀드만기보다 1.5년 정도 길면 금리변동에도 불구하고 채권 이자만큼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고수익이나 확정금리를 제시하면 일단 위험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운용사의 수익률 추이는 판매창구 직원에게 물어보면 된다. 제3의 펀드평가기관이 분석한 수익률 추이자료를 비치해 놓고 상담을 해주면 일단 믿을 만하다. 그러나 안전성이 돋보이면 수익률은 낮다는 단점이 있다.

▽가입 이후에는〓투자자 입장에서 운용상황을 자주 점검해야 한다. 운용사에 따라서는 수익률을 올린다며 이자율은 높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편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해주리라고 믿는 것은 아직은 위험하다.

삼성이나 제일투신운용 등은 홈페이지를 통해 당일 거래내용과 평가손익 및 듀레이션(채권의 가중평균잔존만기) 등을 알려줘 투명성이 뛰어나다. 한국펀드평가 우사장은 “펀드매니저에게 월간 단위로 운용보고서를 작성해 보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3개월이나 6개월이 지나 환매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시점이 되면 해지여부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기존 펀드 가입시점과 현재의 금리수준을 비교해 새로운 펀드상품으로 옮겨 타는 것을 검토하는 게 수익을 늘리는 길이다.

한편 채권형펀드의 평가손익에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다면 소액채권투자를 해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방채나 산금채 국민주택1, 2종채권 등은 소액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직접투자는 수수료비용이 발생해 수익을 조금 손해볼 수 있다.

leej@donga.com―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