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은 서쪽으로 순천, 북쪽으로 구례, 동쪽으로는 섬진강을 끼고 경상도 하동과 접경하고 있으며, 남쪽으로 광양만과 면하고 있는 전라남도의 남쪽 끝에 위치한 인구 13만의 작은 도시이다.
대부분이 산지로, 북부에 솟아있는 백운산에서 발원하여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동천과 서천의 하류에 비교적 넓은 평야가 전개되어 있다.
원래부터 광양은 백운산에서 방목하여 키우던 한우와 염소의 고기맛이 뛰어나, 경상도의 언양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고기맛이 좋기로 그 명성이 자자하던 고장이다.
광양불고기는 '김'씨성을 가진 어느 아낙이 어린 송아지고기와 암소고기에 마늘을 다져 넣고, 마늘내가 나지 않도록 백운산에서 나오는 참숯불에 구워 손님들에게 대접하던 것이 그 맛에 감복한 손님들의 입소문을 통하여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광양불고기는 주로 민가에서 전해내려 오다가 60년대 말에 이르러서야 식당화되어 일반에게 소개되기 시작하였는데, 요즘은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아져 서울에만도 여러 곳 광양불고기 전문식당들이 문을 열었다.
광양불고기는 미리 양념을 해 두어 국물이 흥건하고 양념맛이 진하게 배인 일반불고기와는 달리 등심의 힘줄과 기름을 제거한 후 고기맛을 최대로 살려줄 수 있도록 먹기 전에 가벼운 양념만으로 숯불에 석쇠를 올리고 직화로 구워 먹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광양불고기는 튀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고기맛을 살려주는 양념솜씨나 웬만큼 고기의 육질에 자신이 있지 않고선 섣불리 광양불고기 전문식당임을 내세우기가 쉽지 않다.
입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부드러운 광양불고기의 제맛을 내는 식당 몇 집을 소개해 본다.
◇화로구이 광양불고기
부천에선 흔치 않게 광양불고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소사동의 광양불고기 전문식당.
화로에 지펴진 참나무숯이나, 그 위에 올려진 누런 황동 석쇠의 모습이 이미 무언가 맛을 낼 것 같은 전조를 전해준다. 참기름·마늘·파·배즙 등으로 가볍게 양념을 한 선홍빛의 신선한 고기에 참숯의 은은한 향이 배어들며 혀를 녹인다.
예부터 광양불고기는 "김만 쐬면 먹는다" 는 말이 있듯, 살짝 익혀 먹으면 더욱 부드러운 고기맛을 즐길 수 있다.
가격도 200그램에 10000원이면 불만이 없다. 멋, 가격 모두 만족스러운 식당이다.
황토로 벽을 발라 놓은 브라운톤의 실내와 통나무탁자, 화로, 참숯, 황동 석쇠 등으로 세련되게 옛분위기를 연출하는 솜씨도 돋보인다.
◇광양 참숯불고기
광양에서 불고기집을 운영하던 선대의 가업을 이어받아 3대째 광양불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집.
지금도 주인의 어머니가 직접 손수 고기의 힘줄과 지방을 떼어내며 맛을 관리한다.
손님상에 올리기 직전에 마늘·파·참기름 등으로 양념을 하는데, 참숯에 누런 석쇠를 올리고 직화구이 한다.
부드러운 고기맛이야 기본이고, 양념이 너무 튀지 않아 고기맛이 더욱 산다.
200그램/15000원.
◇광양불고기
잠실관광호텔 맞은편의 이름난 대형 고깃집.
주문을 하면 간장·참기름·마늘 등으로 그 자리에서 양념을 하여 손님상에 올리는데, 고기가 부드럽고 양념이 진하지 않아 고기맛을 즐기기에 좋다.
숯불구이는 아니고 열탄에 석쇠를 올리고 굽는다. 150그램에 16000원.
불고기뿐 아니라 갈비, 등심구이 등 다양한 고기메뉴를 갖추고 있는데, 고기를 포장판매 하기도 한다.
[잇트앤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