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먹거리 골목중 에스콰이아 옆으로 난 좁은 식당가는 온통 해물탕집 투성이다. 집집마다 어디어디 방송국에 출연했다는 홍보 푯말이 간판에 붙어있는데다 호객행위가 심해서 대체 어느 곳 에 들어가야할지 난감하다. 골목 입구에서 바로 왼편에 보이는 어머니집은 해물박사 이효자씨의 30년 경력이 담겨있어 해물탕가의 원조로 꼽힌다.
꽃게, 새우, 대합, 낙지, 소라, 오징어, 생태, 미더덕, 모시조개, 한치알, 홍합, 가재 등 해물만 15가지 종류가 넘게 들어가는 이곳의 해물탕은 이름 그대로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
다른 해물탕집과 가장 틀린 점은 해물탕의 양념으로 쓰이는 다데기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마다 즉석에서 만든다는 것인데 그 노하우는 외부인에게는 절대 비밀이란다.
신선한 재료만을 고집하는 것도 어머니집 해물탕의 뛰어난 맛의 이유. 아침 6시에 직접 노량진 수산시장에 나가 장을 보는 이씨는 소라를 한번 만져 보기만 해도 그 촉감에 따라 신선도를 알 수 있을 정도. 꽃게의 경우 등이 얼룩덜룩하고 칙칙한 것보다 파아랗고 선명한 것이 싱싱하다. KBS1의 6시 내고향 등 이미 방송에 여러 번 나온 이곳은 일본 방송국이나 잡지 등에도 여러 번 소개된 탓에 일본 관광객 사이에서도 '오가상(어머니집)'으로 유명하다. 소개된 책자를 들고 직접 물어물어 오는 사람들도 많다. 25년째 단골인 경우도 있을 정도. 특히 산낙지와 새우구이, 대합구이, 소라구이는 일본인에게 인기있는 메뉴이다.
매운 것을 못먹는 일본인들을 위해 그들이 주문한 해물탕에는 덜 매운 양념이 들어간다. 예전에는 전원일기의 스탭진이나 영화배우 김보연, 정윤희, 이보희 등 지금 중견급 스타들이 많이 들렀으며 최근엔 젊은 연예인층도 심심찮게 들른다. 스물 다섯 살에 상경해서 동대문 시장에서 포장마차를 하다 명동에 와서 서서 먹는 해물탕집을 운영해서 지금에까지 이른 이효자씨.
맨처음 아가씨들이 '어, 이런 곳에서 해삼과 멍게도 파네.' 라고 몰려오기 시작해 명동의 색다른 먹거리집으로 자리매김한 후 한창때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 였다며 눈가에 주름을 잡으며 웃는다.
참, 그이가 살짝 귀띔하는 해물탕 맛있게 먹는 법 하나. 해물탕이 일단 끓으면 불을 줄여 은근하게 끓여야 해물탕의 시원한 맛이 먹는 내내 유지된단다.
◇위 치
4호선 명동역 6, 7번 출구, 명동 에스콰이어 옆 골목 식당가 왼편 20m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 7번 출구
◇버 스
(일반) 139,161,3,34-1,6,76,77,81-1,95
(좌석) 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