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무실 폐쇄로 ‘난민(難民)’의 처지에 놓였던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본보 2000년12월20일자 A1면 보도) 서울사무소가 정식으로 개설된다.
이 기구의 한국 일본 지역사무소 수석연락관 제임스 코바(40·사진)는 28일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에서 사무소 설치허가를 받아 오늘 오전 서울 성공회빌딩 안에 사무실을 구했다”며 “3월중 사무실 공사와 입주를 완료해 업무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UNHCR는 그동안 일본 도쿄(東京)의 한국―일본 담당사무소를 통해 한국정부와 난민 관련 업무협조를 했고 서울에는 한국인 행정직원 1명을 파견해 연락업무를 맡도록 해왔다. 코바 연락관은 “서울사무소가 정식으로 개소되면 내가 직접 상주하면서 한국의 난민 상담 및 지원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바연락관은 “한국 정부가 최근 처음으로 난민신청을 받아들인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그러나 ‘신원 비공개 원칙’을 어기고 난민신청자의 개인신상을 자세히 공개함으로써 오히려 신변 안전에 위협을 주게 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난민을 얼마나 많이 인정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난민심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이 공정한 난민심사를 하도록 조언과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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