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이산가족 상봉단으로 평양을 방문, 69년 납북된 대한항공기 여승무원이었던 딸 성경희씨(55)를 만나 화제를 모은 이후덕씨(77)는 28일 오후 1시반 김포공항에 도착해 딸에게서 들은 얘기를 전했다.
―납북 항공기의 승무원 외에 승객들의 생사는 확인하지 않았나.
“알 수가 없었다. 승무원 중 현재 북한 공군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장 유병하씨와 부기장 최석만씨는 평양에서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다고 했다. 동료 여승무원이었던 정경숙씨는 눈물을 흘리며 남쪽 가족과 만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 정씨는 내 딸과 자매처럼 지내며 평양의 국립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여객기가 어떻게 납치됐다고 하던가.
“딸은 69년 당시 서울인 줄 알고 내렸는데 평양이었고 인민군이 도열한 가운데 착륙했으며 비행 도중 동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딸과 가족들은 북한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가.
“딸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등 북한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름을 바꿨다고 보도됐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스물여섯살된 손녀 임소연은 김일성종합대 독어독문학과에 다니고 있는데 외할머니가 선물을 들고 평양에 오는 꿈을 꿨다고 했다. 딸은 납북되기 전 조용한 편이었는데 이번 만남에서는 굉장히 말이 많았고 나름대로 행복해 보여 흐뭇했다. 사위는 73년 김일성대학 도서관에서 딸과 만나 결혼했다는데 매우 듬직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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