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일 제82주년 3·1절 기념식 연설과 경남신문 및 충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 등에 대해 몇 가지 ‘의미 있는’ 언급을 했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우려〓3·1절 82주년 기념식에서 김대통령은 일본에 대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주문했다. 일본 역사왜곡에 대한 우려의 표시이자, 교과서 왜곡을 시정해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당초 우리 정부는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와 관련해 내각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감정 악화를 고려, 내부 논의 끝에 대응수위를 대폭 높이기로 함에 따라 김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언급했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이 “98년 10월 저의 방일 후 한국과 일본간에 이뤄진 사회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의 비약적인 관계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한 것에는 역사왜곡 문제가 일본 문화 개방 조치 등 우리 정부의 미래지향적 노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일본측에 환기시켜 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김정일위원장 답방과 ‘평화선언’〓김대통령이 경남신문 및 충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평화선언’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김위원장의 답방 때 한반도 평화에 대한 선언적 의미의 합의라도 이뤄져야 하지 않느냐는 일반론적 의미”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평화선언’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지난달 26일 “북한이 대량살상 무기를 그대로 갖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선언을 할 경우 남북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김대통령은 김위원장의 답방에 대해 “올해에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1차 정상회담은 아무런 사전 합의 없이 했지만, 2차 회담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서 분명한 성취를 이뤄야 한다”고 종전에 비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대통령은 특히 지난해 말엔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2001년 봄 또는 상반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번엔 ‘올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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