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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조직안 비리에 맞선 4인의 은행원

입력 | 2001-03-01 18:27:00


일본 검찰의 대대적 수사결과 도쿄 아사히중앙은행의 총회꾼에 대한 부정대출 사건이 밝혀진다. 은행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최고 고문 사사키(나카다이 다쓰야)는 사건을 무마하려 하지만, 기타노(야쿠쇼 코지)를 비롯한 4명의 중간간부는 이에 맞서 개혁을 시도한다.

1997년에 있었던 일본 제일권업은행의 불법대출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쥬바쿠(呪縛)’의 제목은 주술적 속박을 뜻하는 말. 마치 주술처럼 개인을 옭아매는 부정비리의 거대한 사슬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분투를 그렸다.

장인과 사위이기도 한 사사키와 기타노의 대결이 중심인 이 영화는 역동적 카메라의 움직임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연출로 박진감있게 전개된다. 영웅인 척 하지 않는 야쿠쇼 코지의 연기, 악역인 나카다이 다쓰야의 카리스마도 빛을 발한다.

그러나 맹점은 긴장의 절정인 클라이막스가 약하다는 것. 구성상 클라이막스인 주주총회 장면은 총회꾼들과 개혁파간의 전운이 감돌며 시작되지만, 한 주주의 뜬금없는 감동적 연설로 박수치고 싱겁게 끝난다.

‘춤추는 대수사선’ ‘화이트 아웃’ 등에서도 그랬듯 감동적 마무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은 일본영화의 고질병같다. 감독은 ‘카미가제 택시’ ‘바운스’의 하라다 마사토. 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