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상원의원이 정치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에 몰렸다.
남편 클린턴 전대통령의 사면스캔들로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남동생 휴 로댐 변호사까지 여기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 일부 언론은 벌써부터 그의 상원의원직 사퇴를 공식제기하고 나섰다.
주간 뉴욕 업저버는 지난달 28일자 1면 사설에서 “그가 지난주 기자회견을 통해 동생이 일부 범법자를 도운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 것은 ‘발뺌의 극치’였다”며 “지금이라도 부끄럽게 느낀다면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업저버는 지난해 11월 뉴욕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릭 라지오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표명했었다. 신문은 힐러리 의원에 대해 ‘교활한’, ‘후안무치’와 같은 원색적인 용어를 사용하며 “뉴욕주가 그를 상원의원으로 선출한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주장했다.
업저버의 공격에 힐러리 의원측은 중요한 것은 한 신문의 주장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지지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힐러리 의원측의 이런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 뉴욕 유권자의 반응은 냉담한 것으로 나타나 속을 태우고 있다.
메어리스트 대학의 여론조사연구소가 최근 514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무것도 몰랐다’는 주장을 ‘믿지 않는다’는 응답이 58%로 나타났다. 또 사면과정에서 ‘법을 어기거나 비도덕적인 행동을 했을 것’이라는 답변도 61%나 나와 힐러리 의원측을 궁지로 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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