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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 위안부 왜곡 방송…천황책임부분 삭제

입력 | 2001-03-02 18:22:00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가 지난해 12월 초 도쿄(東京)에서 열린 여성국제전범법정과 관련된 특집으로 일본군위안부 제도에 대한 일본군과 천황의 책임부분 등을 제작했으나 방영 직전 많은 부분을 삭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여성전범법정 주최 단체 중 하나인 ‘전쟁과 여성에 대한 폭력―일본네트워크’는 2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NHK 특집방송 변경 내용을 공개하면서 강력히 항의했다.

네트워크측은 NHK 제작진이 여성국제전범법정에서 판사들이 쇼와(昭和)천황에게 군위안부 제도에 대한 유죄판결을 내린 것 등을 포함해 법정의 전 과정을 취재했으나 방영직전 특집방송 제목을 ‘일본군의 전시 성폭력’에서 ‘전시 성폭력의 책임을 묻는다’로 변경하고 내용도 대폭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NHK 교육TV가 1월30일 방영한 프로그램에는 원래 대본에 있던 △여성법정의 쇼와천황 유죄 판결 △전시 강간에 대한 전 일본군 병사의 법정 증언 등 일본군의 책임부분이 거의 삭제되고 대신 2차대전은 도쿄재판 때 이미 재판을 받았다는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관계자는 “NHK가 특집방송을 방영하기 직전 우익단체들의 항의 메일과 방송중단요청이 쇄도했다”며 “방송내용의 변경은 외부단체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