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광고대행사 설립에 나선 데 대해 방송학계와 광고계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SBS는 최근 종합광고대행사 ‘SM 애드’(가칭)를 설립한다고 코스닥에 공시했다. SM애드는 자본금 25억원으로 지분은 SBS가 70%(계열사인 SBS 프로덕션 36% 포함)를 갖고 나머지 30%에는 현대자동차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SBS측은 “업종 다각화 차원에서 광고대행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사 주도의 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이 설립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SBS가 광고대행사까지 갖게 되면 한 방송사가 방송국과 미디어렙, 광고대행사 등 방송광고와 관련된 모든 시스템을 소유하게 된다.
이는 광고주 입장에서 볼 때 광고를 매개로 방송 프로그램 내용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세 회사가 같은 회사나 마찬가지이므로 광고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방송사가 광고주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SBS의 광고대행사 설립 및 소유는 광고주의 입김이 강화되는 등 방송의 공익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우룡 한국외국어대 교수(방송학)는 “광고 시장은 광고판매를 대행하는 미디어렙과 광고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광고대행사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SBS처럼 거대 방송사가 광고대행사와 미디어렙을 동시에 가지면 광고시장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고계의 한 관계자도 “광고대행사의 생리상 광고주가 SM애드를 통해 프로그램과 관련해 ‘협조’를 구하면 모기업인 SBS가 이를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사는 광고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게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BS 내부에서도 “광고대행사의 수익성이 불확실한 데다 미디어렙 문제로 예민한 시기에 왜 이런 자충수를 두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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