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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도메인 대도'…美관리사 해킹 22억대 8개 명의이전

입력 | 2001-03-02 18:38:00


대구지검 특수부(김병화·金炳華부장검사)는 2일 미국 도메인(인터넷 주소) 관리업체의 컴퓨터망에 침입, 시가 22억원 상당의 등록 도메인 8개를 자신의 명의로 이전한 뒤 판매하려 한 컴퓨터 해커 김모씨(26·H대 영문과 4년)를 정보통신 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인터넷 도메인 해킹 사범이 국내에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말 세계 최대의 도메인 관리업체인 미국 ‘네트워크 솔루션’에 등록된 도메인 ‘voice.com’(시가 10억원 상당)의 소유주인 미국인 ‘Donald Klein’의 E메일 주소가 ‘donald a kiein@yahoo.com’으로 철자가 잘못돼 있는 사실을 알고 ‘donald a klein@yahoo.com’으로 자신의 E메일을 만든 뒤 이를 이용, 다른 도메인 등록업체인 ‘레지스트라스’에 ‘voice.com’을 자신의 명의로 등록한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김씨는 이 과정에서 가명을 사용, ‘voice.com’ 등록소유자의 연락처 주소 E메일 등을 바꿔 다른 도메인 등록업체에 등록하는 방법으로 훔친 도메인을 여러 차례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또 지난해 12월말 네트워크 솔루션에 등록된 시가 12억원 상당의 도메인 ‘sexy.com’이 등록기간이 끝나 소유자가 공시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 이 도메인이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레지스트라스에 등록하는 등 모두 8개의 도메인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김씨는 해킹한 도메인을 경매사이트에 올리거나 등록된 사이트에 메시지를 올려 판매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컴퓨터 조립판매업을 하고 있는 김씨는 지난해 1월부터 도메인 사업을 해왔으며 현재 3000여 개의 도메인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7일 미국의 한 도메인 컨설턴트가 인터넷상에 ‘사상 최대의 도메인 사기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씨가 ‘voice.com’을 해킹한 것 같다”는 글을 올렸으며 이를 본 국내의 한 도메인 동호회원이 “김씨가 나라 망신을 시켰다”며 신고해 김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