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서연씨(20)는 봄이 오는 것이 두렵다. 겨울 내내 입고있던 폴라 스웨터를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 목 부위의 여기 저기에 생긴 흰 반점을 폴라 스웨터로 감췄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면 보기 흉한 목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요즘엔 얼굴에도 희끗희끗한 반점이 생기는 것 같아 더욱 불안하다. 고3을 겪으면서 처음 생긴 반점이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지면서 점점 온몸으로 번져나갔다.
한의학에서는 서연씨의 병인 ‘백납’의 가장 큰 원인으로 폐와 간 기능의 이상 등 체질의 부조화 현상을 든다. 즉 폐와 간에 열이 많고 피가 부족한 체질이 외부의 나쁜 기운(風師)이나 습기를 받아 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는 자외선을 과다하게 쬐거나 자가면역결핍으로 멜라닌색소가 침착되면서 피부가 하얗게 변한다는 양방의 이론과 통한다.
폐와 간의 열을 제거해주고 기혈(氣血) 순환이 잘 되게 해주는 것이 한방의 치료와 예방법. 음식을 가려먹고 안정을 취한 것도 백납 치료의 기본.
몸의 열을 강하게 해주는 새우 등 갑각류 조개류 훈제한 돼지고기 오징어 귤 자몽 등의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인스턴트 음식도 해롭고 술 담배 커피 등 자극적 음식을 멀리해야 한다. 호도 잣 등 견과류와 깨 도라지 더덕 알로에 등은 백납을 억제시키는 음식.
유황 등의 약재를 가루내 바세린에 개어 바르면 발병 부위가 줄어들 수 있다. 단 한달 이상 오래 바를 때엔 한의사의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민간요법으로 가지의 꼭지부분을 잘라 백납 부위에 수시로 문질러주는 방법이 있는데 예기치 못한 효과를 보는 환자도 있다. 02―766―2004
윤영석(춘원당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