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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경의 내아이 진로찾기 5]흥미분야 체험 시키기

입력 | 2001-03-04 18:32:00


“제 딸은 산업디자이너가 되는 게 장래희망이라고 합니다만 제가 보기엔 그다지 미술을 잘 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도통 제 말을 안 듣네요. 소질이 없어도 좋아하면 시켜야 하는 건가요?”

K중 2학년생 J양의 어머니는 이 같은 E메일을 보내 왔다.

대개 아이들은 자신의 흥미분야에 몰입되어 있기 때문에 부모가 아무리 유익한 조언을 하더라도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부모에게서 귀에 못이 박이도록 같은 말을 들으면 부모의 조언은 자녀들에게 잔소리로 인식되기 쉽다. 부모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한다는 원망만 쌓이기 일쑤다.

아이가 장래에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할 때는 일단 그 욕구 자체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 분야에 대한 능력 여부를 부모가 지레 판단하기보다 어떤 계기나 이유로 그 직업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는지, 그 직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자녀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기회가 된다면 아이 스스로 자신을 테스트할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즉 자신의 소질과 능력에 대해서 스스로 깨닫고 판단하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J양 어머니에게 “방학 동안만이라도 미술학원에 한번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일정 기간 실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자녀에게 준 뒤 자녀에게 소감을 물어 보면 좋다. 아이는 경험을 통해 그 분야에 종사하는 직업인이나 전문인을 만날 수도 있고 그 분야와 관련된 정보를 생생히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경험을 통해 흥미가 계속 지속될 수도 있고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체험을 하게 되면서 흥미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자녀가 그 분야에 관한 자신의 소질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이때 자녀들은 부모의 조언을 진심으로 고려할 마음의 자세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직접 경험할 수 없다면 현직 직업인이 쓴 책을 사주거나, 직업인과의 인터뷰나 전화 문의 주선, 관련 기사 제공, 직업 관련 비디오물 시청, 직업 현장 방문 및 관찰 등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현실적인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 아이는 비로소 자신의 흥미분야를 직업으로 삼을 것인지, 직업이 아닌 취미로만 삼을 것인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다.

은혜경(진로정보센터 상담원)eunhk@krive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