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점심시간 서울시청 주변의 한 음식점. 식탁마다 삼삼오오 자리잡은 공무원들의 화제는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공무원 성과상여금’.
내부 반발로 지급시기가 보름 이상 연기된 이 제도에 대한 두 과장급 공무원의 ‘은밀한’ 대화 내용.
“구체적인 평가기준도 없이 하루아침에 상여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건 말이 안되지.”
“맞아, 수십년간 연공서열이 체질화된 공무원 사회에 제도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야.”
“사실 실무자들은 코피 쏟으며 일하면서 ‘웃분’ 잘 보좌하는 게 미덕이잖나.”
“동료보다 적게 나온 월급통장을 받은 부하직원들의 불만은 또 어떻게 무마하겠나.”
“얼마 전 직원 설문조사에서도 80% 이상이 반대한다고 나왔는데 도입을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군.”
옆에서 잠자코 대화를 듣고 있던 동료 과장이 끼어들었다.
“아마 시행한다고 해도 얼마 못 갈걸. 아니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네.”
“자네가 무슨 수로 장담하나.”
“배고픈 건 참아도 배아픈 건 절대 못 참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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