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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첼리스트 양성원, "오직 바흐만 생각해요"

입력 | 2001-03-04 18:49:00


첼리스트 양성원 (34·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 ‘첼로의 궁극(窮極)이자 시원(始原)’으로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에 도전한다.

15일 오후 7시반 광주 문예회관 대극장, 18일 오후 7시 서울 LG아트센터,20일 오후 7시반 대전 대덕과학문화센터 콘서트홀에서 그는 바흐 무반주 첼로 소나타 1번 6번, 코다이 무반주 첼로 소나타 작품 8을 들고 팬들을 찾는다. 그에게서 바흐와 첼로음악의 매력에 대해 들어보았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소나타는 1990년대 이후 인기 클래식곡 투표 상위 1, 2위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왜 이 작품에 열광하게 되는 걸까요.

“지난 시대에 이 난곡을 연주하는 사람은 적었습니다. 최근 첼리스트들의 테크닉이 발전하면서 많은 연주자가 공연 현장에서 관객과 이 대곡의 감동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반주가 없다는 점 때문에 마음속으로 화음을 그려보는 등 풍부한 상상력을 발동할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죠.”

―최근 원전연주자를 비롯한 여러 해외 연주자가 이 곡을 서울 무대에서 선보였는데요, 이와 비교되는 ‘양성원의 바흐’는 어떤 것입니까.

“이 숭고한 곡 앞에서는 ‘나’를 다 버리고 바흐의 의도를 전달하는 데만 몰두하게 됩니다. ‘양성원’은 빠진 ‘바흐’만 생각 중이라고 보아 주시죠. 원전연주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이 연구했습니다만, 잔향이 풍부한 성당과 같은 공간에서 연주하기 더욱 적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현대의 콘서트홀에서는 현대악기를 이용해 바흐가 의도한 다양한 색채, 풍부한 악상의 ‘차원(Dimension)’을 전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코다이의 무반주 소나타 등을 담은 CD를 발매했습니다만, 아직 이 곡이 낯설다는 분도 많은데요.

“소개하자면 헝가리 집시의 노래속에 숨겨져있는 풍요한 정서와 내면세계를 자유롭게 발전시켜나간 작품이죠. 21세기의 잘 짜여진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 ‘자유’를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스승인 야노스 스타커는 코다이 곡 음반 인세로 풀장을 장만했다고 농담했다던데, 지난번 음반 수입으로 집은 고치셨나요?

“아뇨, 활(Bow)을 바꿀 정도는 벌었습니다.”

―첼로는 기댈 수도 껴안을 수도 있어 좋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밖의 좋은 점은 무엇입니까.

“농담이었구요, 첼로를 켜고 있으면 배부터 목까지 온몸으로 공명이 전해집니다. 악기를 온몸으로 잡고 있어서뿐만 아니라, 그 공명이 신체와 똑같아요. 듣는 사람도 귀와 몸으로 그 울림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티켓 가격은 1만∼4만원. 02―543―5331 (음연)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