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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터뷰]'레나' 인터뷰

입력 | 2001-03-05 10:23:00


'발렌타인데이에 레나와 데이트하지 않으실래요?'

인기 여성 프로게이머 '레나'(LanA) 이지혜 선수(22)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팬들에게 이색 데이트를 제안했다. PKO(대표 임영주)가 14일 마련하는 '게임데이트 이벤트'에서 퀴즈를 맞춘 당첨자 한 명과 게임 데이트를 갖는 것. 레나는 이 데이트를 위해 자신이 직접 제작한 발렌타인데이 전용맵(Valentine Temple)에서 게임 대결을 벌여 정품 게임CD와 초컬릿, 다양한 전략전술까지 선물한다.

'남자 친구가 없어서 발렌타인데이엔 늘 썰렁하게 지냈어요. 하지만 올해는 남부럽지 않은 데이트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레나가 PKO 이벤트 주인공으로 선정된 것은 그만큼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대회 때마다 팬들의 사인공세를 받고 '누나타령'을 하며 집 앞까지 쫓아오는 어린 '스토커'도 있을 정도다. 그의 인기는 팬 사이트만 봐도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제 팬클럽 회원만 1800명쯤 되는 것 같아요. 저만을 위한 사이트도 3개나 된다구요.'

골수팬이 많은 '다음카페'의 '키스레나'(www.kiss.to/LanA)를 비롯해 웹마스터 레나가 직접 관리하는 'www.lenalee.com', 절친한 게이머만 드나들 수 있는 '라이코스 레나클럽'이 그것.

레나가 이렇게 많은 팬을 거느리게 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탤런트 뺨치는 외모도 외모지만 서글서글한 성격에 만만찮은 게임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 리그 때마다 연승행진을 거듭하는데다 여성 프로게이머 답지 않게 파격적이고 과감한 공격으로 팬들을 사로잡는 것이다.

물론 레나가 처음부터 인기를 끈 건 아니다. 2000년 2월 데뷔할 때만 해도 여성 프로게이머가 없어 늘 남성과 경기를 하다보니 좌절할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마음을 가다듬어 실력을 키워갔고 서서히 중간 수준의 남성 프로 게이머들을 이길 수 있게 됐다.

게임 팀에서 여성 프로 게이머를 선발하면서 레나는 두각을 나타냈고 2000년 4월 'PKO 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단연 돋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대교방송 'PKO 퍼스트 스테이지'와 인터넷 방송인 'www.zzgame.com'의 게임자키로, 각종 게임의 베타테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레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게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20개 경기는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

'실력 없는 게이머를 프로 게이머라고 할 순 없잖아요. 게임자키를 잘 하기 위해서도 많은 경기를 해봐야돼요. 남의 써준 원고만 읽을 순 없거든요.'

레나는 한 종목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최근에는 '킹덤언더파이어'까지 연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저그'라는 종족을 좋아했지만 '킹덤언더파이어'에서는 종족을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해요. 각 종족마다 특징이 있거든요.'

'킹덤언더파이어'를 하면서 경기 스타일도 변했다.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저돌적인 공격을 주로 했지만 '킹덤언더파이어'에서는 내실을 추구하는 방어형으로 스타일을 다변화시키게 됐다는 것.

이렇게 게임에 파묻혀 살지만 레나의 올해 목표는 뜻밖이었다. 소주 2잔인 주량을 1병으로 늘리는 것과 대회 당일에 밥을 못 먹는 징크스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 성적도 올려야겠지요. 여성 게임리그에서 최소한 3관왕은 꼭 할 겁니다. '

박광수 think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