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이 4일 경기에서 많은 비때문에 드리블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간판 포워드-미드필더-디펜더가 힘을 합쳐 열도정벌에 나섰다.
황선홍(33·MF)-유상철(30·MF)-홍명보(32·DF).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의 '한국대표 삼총사'는 각각의 포지션에서 팀 리더역할을 맡는 것은 물론 한국축구의 강한 승부근성을 일본인 후배들에게 전파, 팀을 일약 우승후보로 부상시켰다.
검증은 이미 끝났다.
2001시즌 J리그 개막(10일)을 앞두고 지난 4일 이치하라에서 벌어진 제프 유나이티드와의 '지바은행컵'에서 결승골을 합작하며 1-0 승리를 이끈 것.
후반9분, 히라야마의 코너킥을 유상철이 헤딩으로 넘기자 황선홍이 가운데 있는 홍명보에게 살짝 굴려주었다. 패스를 이어받은 홍명보는 볼을 한번 드리블 한 후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많은 비가 쏟아져 그라운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긴 악조건. 정상적인 패스연결로는 골을 만들어내기 힘든 상황에서 효율적인 세트 플레이로 결승골을 만들어낸 한국인 삼총사의 완벽한 하모니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이번시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시와 레이솔은 한국인 삼총사에게 절대적인 기대를 걸고 있다.
요시다 켄지 홍보 부장은 5일자 닛칸(일간)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작년은 중요한 경기에서 진 후 웃는 선수가 있었지만 올해는 없다. 한국대표선수들이 승부에 강하게 집착하는 모습이 젊은 일본선수들에게 큰 가르침이 되고있다. 한국인 삼총사는 진정한 의미에서 팀을 돕고있다" 고 밝혔다.
유상철이 지난시즌을 마치고 요코하마를 떠나 네덜란드진출을 모색하다 '같이 우승을 일궈보자'는 홍명보의 설득으로 팀에 합류하면서 탄생한 가시와의 '한국대표 삼인방'.
지난 시즌 J-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당당히 선발된 홍명보, 왼쪽 어깨 탈구 방지를 위한 수술 후 첫 경기에서 후반전을 풀로 소화하며 재기에 성공한 황선홍과 유상철까지. 한국대표팀 삼총사의 열도정벌은 이미 시작됐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