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2일 DJP회동 이후 정치권에 정계개편 소문이 계속 번지자 한나라당은 5일 소속 의원들의 탈당설을 공식 부인하는 한편 조만간 규탄집회를 열어 파문을 조기에 진정시키로 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총재단회의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에 여권의 우리 당 의원 빼가기가 상당 수준에 도달한 것처럼 보도됐는데 이는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의원들은 어떤 경우에도 당을 떠나지 않고 사수(死守)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일부 의원은 지도부에 전화를 걸어와 ‘이민가지 않는 한 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탈당설이 나도는 의원들도 한결같이 이를 부인했다.
경기 지역의 한 의원은 “당 개혁과 관련해 총재에게 강력히 의견 개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탈당은 무슨 탈당이냐”고 반문했다. 그의 보좌진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계류 중이어서 그런 말이 나오는가 본데, 1심 결과 한 건은 무죄, 한 건은 벌금 70만원형을 받아 당선무효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의 다른 의원은 “당이 없어지기 전에 내가 먼저 당을 떠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못박았다.
강원 지역의 한 의원 역시 “탈당을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아마 여권에서 야당 의원들을 흔들기 위해 일부러 그런 말을 퍼뜨리고 있나 보다”며 “민주당쪽으로부터 농담으로라도 그런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국정위기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하순봉·河舜鳳) 회의를 소집해 당 안팎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
즉 조만간 소속 의원과 원외 지구당위원장이 참석하는 ‘DJP야합 규탄대회’를 열고 17일에는 부산 영도 지역에서 옥내 국정보고 대회를 개최하며, 각 지구당사에 현 정권의 야당 파괴 음모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기로 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여권이) 정계개편 음모를 시도할 때에는 정권퇴진 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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