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엔 요즘 사무실 책상서랍을 다시 점검해보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의원과 보좌관들 사이에 “서랍 뒤져봤어”가 인사말이 되고 있을 정도다. 이는 물론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수억원대의 ‘분실물’을 발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볼 수 있는 새로운 풍경.
15대 때엔 1층을 쓰다가 16대 들어 4층으로 사무실을 옮긴 한 중진의원은 5일 비서를 시켜 예전에 쓰던 1층 사무실의 책상서랍을 살펴보고 오게 했다. 반면 한 초선의원은 혹시 전임자가 뭘 남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서랍의 뒤 공간까지 샅샅이 살펴보기도 했다.
가장 먼저 서랍을 뒤져본 의원들은 국회 보건복지위원들. 역시 보건복지위원인 김홍신의원이 이들에게 가장 먼저 “책상서랍 뒤를 살펴보라”고 말해줬기 때문. 보건복지위의 한 의원은 “김의원 얘기를 듣고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서랍 뒤를 살펴봤다”며 “모르긴 해도 대부분의 복지위원들이 나처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설 ‘인간시장’의 속편을 구상중인 김의원은 “이번 사건을 약간 변형해 의원이 된 주인공 ‘장총찬’이 책상서랍 뒤에서 여권 중진이 남긴 ‘정계개편음모 시나리오’를 발견하는 장면을 도입부에 쓰려 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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