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방배동 24평짜리 아파트에 세들어 사는 웹디자이너 김강훈씨(37)는 복잡한 서울을 떠나 전원생활을 하기로 결심했다.
커가는 아이들이 자연을 벗삼아 자라게 하고 싶었다. 다행히 다른 직장인보다 출퇴근시간이 자유로워 서울을 벗어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전원주택 마련〓비용을 아끼기 위해 법원경매에 참여해 경기 남양주시 청학리에 야산을 끼고 있는 대지 120평, 건평 23평의 농가주택을 찾아냈다. 진입로가 넓고, 단지내에 초중교가 있는 청학 주공아파트가 멀지 않아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큰 아들 교육은 물론, 상가 병원 등 편의시설 이용에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두 번 유찰돼 감정평가액보다 4000여만원 싼 5600만원에 낙찰받았다. 농가주택은 다시 지을 필요가 없을 만큼 깨끗하고 튼튼했다. 단지 욕실이 춥고, 구조가 다소 불편해 부분 개조하기로 했다. 동아일보와 리노플러스닷컴이 함께 하는 ‘주제가 있는 리노베이션 무료컨설팅’의 문을 두드렸다.
▽개조 포인트〓욕실이 가장 불편했다. 작은방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마당으로도 문이 나 무척 추웠다. 마당과 연결된 욕실문을 막고, 작은방을 줄여 거실에서 욕실로 곧바로 통할 수 있는 통로를 낸다. 그만큼 거실은 넓어진다.
집 끄트머리에 있는 주방은 중앙으로 옮긴다. 거실과 일자로 연결돼 넓어보이고 가족이 모이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주방이 있던 자리는 안방이 된다.
내부는 천연목으로 마감해 마치 산장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외부는 석고질감을 내는 하얀색 드라이비트로 마감해 유럽풍으로 꾸며본다. 외부구조는 기존주택의 벽을 헐지 않고 쇠기둥을 세운 뒤 덮어씌우는 방식을 선택한다. 새 외벽은 단열처리를 한다.
천장 창문인 탑 라이팅(Top Light―ing·사진) 개념을 도입해 집 한 가운데로 낮에는 햇빛이 들고, 밤이면 시골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게 한다.
함석 차양은 반투명 유리차양으로 바꾸고 현관에는 데크를 설치한다. 데크에서 파라솔을 놓고 둘러앉아 식사도 할 수 있다. 데크 앞은 나무로 가벽을 세워 아늑하게 꾸민다.
▽공사비용〓가벽 및 목공사 870만원, 지붕 및 데크공사 370만원, 드라이비트 및 도장공사 340만원, 창호공사 320만원 등 개조비용으로 모두 3240만원이 든다.
경매를 통한 농가주택 구입비 5600만원을 보태도 8840만원. 전세금을 빼 그림같은 전원주택을 마련하고도 3000여만원의 여유돈이 남는다.
▼전문가 한마디▼
경매나 공매로 부동산을 구입한 뒤 리노베이션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농가주택을 구입할 때는 주택의 노후정도를 살펴야 한다. 너무 낡은 집은 신축에 맞먹는 개조비용이 든다.
구입한 주택에 리노베이션을 더하면 편리한 생활은 물론, 나중에 팔더라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서 용 식 (리노플러스닷컴 대표)
‘리노베이션 무료 컨설팅’ 다음주 주제는 ‘외국인대상 주택 리노베이션’입니다. 관심있는 독자들은 리노플러스닷컴(www.renoplus.com)으로 연락바랍니다.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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