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정재승의 음악속의 과학]'모차르트 효과' 신뢰 아직 일러

입력 | 2001-03-07 18:48:00


모차르트 효과는 한때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었지만, 그 효과의 진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모차르트 효과’라는 말이 처음 생긴 것은 캘리포니아 주립대 신경과학자 고든 쇼와 위스콘신대학 심리학과 교수 프란시스 로셔가 수행했던 실험에서였다.

그들은 캘리포니아 주립대 학생 79명에게 모차르트의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K448’을 10분간 들려준 후 공간지각능력을 테스트해 본 결과, 조용한 상태나 단순 반복적인 음악을 들려줬을 때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보고했다. 그 뒤 돈 캠벨은 ‘모차르트 효과’라는 책을 통해 모차르트 음악이 지적 활동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모차르트 효과가 아직 완전히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그룹에서 같은 실험을 반복했을 때 유사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캐네스 스틸 박사를 비롯해 몇몇 그룹들이 같은 실험을 반복했으나, 모차르트 효과를 발견하지 못했다. 하버드대 채브리스 교수는 그 동안 보고된 모차르트 효과 관련 논문 결과들을 추적해 통계 조사를 해본 결과, 조용한 상태일 때와 모차르트 음악을 들을 때 지적 능력에서 별다른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모차르트 효과가 불확실한 또 다른 이유는 모차르트 음악이 뇌의 지적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단지 정서적으로 안정하게 도와주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모차르트 음악 뿐 아니라 바하 음악이나 야니의 뉴에이지 음악도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단지 ‘아름답고 풍부한 자극’ 환경을 제공하는 것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쇼와 로셔 박사는 모차르트 음악에 전혀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생쥐들도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면 미로를 더 빨리 빠져 나온다는 실험을 통해 이를 반박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차르트 효과를 지지하는 연구들은 대부분 쇼와 로셔 그룹이거나 그들과 함께 연구하는 그룹들에서 나온 것들이다.

모차르트 효과의 진위 여부는 앞으로 다양한 실험과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통해 검증되겠지만, 확증되기 전까지는 장삿속으로 이용되지 않았으면 한다.

(고려대 연구교수)

jsjeong@complex.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