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타나고 있는 채권시장의 불안은 기관투자가나 상품계정의 잘못된 투자관행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월 중순이후 금리가 2차례 폭등한 이래 3월 들어서도 전일 국고채금리가 6%대로 급등하는 등 채권시장은 말그대로 '냄비장세'를 연출했다.
미래에셋투신운용은 3월 경제보고서에서 이같은 현상은 1월의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0% 상승한 것을 경기반등의 신호로 해석한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 동안 금리급락과정에서 나타났던 기관투자가나 상품계정의 잘못된 투자관행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1월의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반전했으며 도소매판매도 소폭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이같은 경기회복신호가 1월에 동일하게 나타나 주가와 금리가 상승하는 조정과정을 겪었지만 한국은 이같은 조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채권시장이 불안해졌다고 분석한다.
이보다 더 큰 이유로는 투자자들의 잘못된 투자관행을 꼽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일본보다 수출의 비중이 높은 한국은 장기불황에 빠질 위험이 적다고 분석해왔지만 투자자들은 한국이 일본식 장기불황을 겪을 것이라는 잘못된 시나리오로 채권을 매집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다가 1월중 지표가 경기회복의 신호를 보내자 이에 놀란 투자자들이 보유채권을 손절매하는 상황이 벌어져 금리가 폭등했다는 설명이다.
장기채 시장의 왜곡된 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연기금과 보험사, 은행의 상품계정등 장기투자자들이 지난 해 말 장기채권금리가 7%대로 하락하면서 투자에 소극적 자세를 보인 이래 장기채권이 최대 수요처가 단기딜링에 주력하는 상품계정이 되는 왜곡된 시장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이같은 시장의 왜곡이 개선돼야 채권시장의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실물경제가 V자형 회복보다는 W자형 회복을 통해 성장의 등락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인 시장 불안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장기채권의 구입비중을 높이라고 권했다.
이병희amdg3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