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 공조에는 합의했으나 북한에 대한 시각차를 해소하지 못해 앞으로 이를 해소하는 문제가 한미간 당면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시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표명하고, 북한의 각종 대외적 합의와 군사적 위협 등에 대해 투명성과 검증을 요구함으로써 앞으로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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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에 따라 빠르면 이달 말 서울에서 한미 및 한미일 차관보급 정책협의회를 갖고 대북문제 전반에 걸쳐 한미간 시각차를 해소하고 공감대를 넓힐 방침이다.
정부는 또 상반기 중으로 예상되는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직후에 부시대통령이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반기문(潘基文)외교통상부 차관은 이와 관련해 "김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부시대통령이 동의했다"며 "오는 10월 중국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있지만 그 이전에라도 부시대통령이 동북아지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8일 오전 워싱턴 메디슨호텔에서 가진 한반도문제 전문 학계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부시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그동안의 남북관계 진전을 높이 평가하고 우리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을 적극 지지했다"며 "양국이 (대북정책에서)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시각차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부시대통령에게 북한으로부터 핵 미사일문제 해결 및 무력도발 포기를 보장받고 그 반대급부로 북한의 안전 보장과 경제원조를 제공하는 포괄적 상호주의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부시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성격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북한의 가시적인 조치의 필요성과 대북협상시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본인도 검증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두 사람은 정상회담에서 한미간 안보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한미간 포괄적 동반자관계를 심화시키로 하는 등 5개항에 합의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공동 발표했다.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