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중학교용 역사교과서가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할 것이 확실해진만큼 이제는 일선학교가 이 교과서를 채택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일본 내에서 역사 왜곡 교과서를 반대하는 운동을 이끌고 있는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네트 21’의 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60) 사무국장은 ‘싸움은 이제부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중요한 것은 교과서 한 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일본이 21세기에 어떤 나라를 지향하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풍향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이웃국가와 공생하려면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줘야 하기에 문제의 교과서가 결코 교육현장에서 활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그는 문제의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할 것이 확실해진 것은 자민당 중추세력의 지원과 일본사회의 우경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왜곡 교과서를 펴낸 우익 인사들이 전체 중학교의 10%가 이 교과서를 채택하도록 정치권을 상대로 활동 중인 데 대해 그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4월 이후 서너달 동안은 교과서 채택을 놓고 찬반 세력이 첨예하게 대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교과서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면 단 하나의 학교도 채택하지 않을 수 있다”며 역사 왜곡 교과서 채택반대운동의 성과를 자신했다.
그는 문제의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면 다른 시민단체와 연대해 비난성명을 발표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단을 만들어 시민과 교사들에게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교과서를 채택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인다. 다와라 사무국장은 최근에 교과서 수정내용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고쳤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역사관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문부과학성이 한국 중국 등과의 외교마찰을 피하기 위해 크게 고친 것처럼 언론매체에 내용을 사전에 흘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나 중국이 이 교과서 내용에 관해 항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면서 “한국측도 일본 국민을 상대로 이 교과서가 학교에서 채택되지 않도록 호소하는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출판노련 교과서대책부장을 역임한 다와라 사무국장은 65년 이후 교과서문제에 관한 각종 시민운동의 선봉장을 맡아왔다. 교과서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9월 이후 최근까지 그는 일본 국내와 한국 중국 등에서 90여차례 강연을 통해 역사 왜곡 교과서의 문제를 널리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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