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스포츠화제/아이스하키]60분간 22골…넋나간 골키퍼

입력 | 2001-03-08 18:32:00

뉴질랜드 골키퍼 케네스 오칼란간이 넘어지며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이리저리 넘어져봐도 쉴새없이 날아드는 슛을 모두 감당할 순 없었다.

8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01 아시아오세아니아 주니어 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개막전인 한국과 뉴질랜드전. 대학생 6명이 포진한 한국팀과 취미삼아 운동을 하는 뉴질랜드의 경기는 ‘어린 아이 손목 비틀기’나 마찬가지였다.

아예 하프라인 넘어 뉴질랜드 진영에서만 퍽이 돌아다녔고 일방적인 한국의 공세 속에 가장 고생한 선수는 뉴질랜드의 골리(골키퍼) 케네스 오칼란간(18).그는 거의 20초에 한번씩 날아든 슛을 막느라 진땀을 뺐다. 온몸으로 막고 글러브로 잡아도 비오듯 쏟아지는 무더기 슛세례를 막아내긴 무리.

수없이 넘어지는 1m56의 ‘꼬마’ 오칼란간을 보는 관중은 연방 애처로운 눈길을 보냈다. 뉴질랜드의 동료들도 1골을 먹을 때마다 오칼란간의 등을 두드리며 ‘수고한다’는 격려를 보냈을 정도.

그가 이날 한국에 허용한 골은 60분 동안 22골. 거의 3분에 한골씩 내준 셈이다.

경기가 끝난 뒤 오칼란간은 “굉장히 힘들었다. 어떻게 경기를 치렀는지 모르겠다”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하지만 그는 “한국팀의 수준이 높아 좋은 경험을 했다. 열심히 뛴 걸로 만족한다”며 밝은 표정.

뉴질랜드 하윅고교에 재학중인 오칼란간은 아이스하키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며 평생 빙판을 누비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황용업 김동환 박철호가 나란히 해트트릭을 기록한 한국이 22―1로 승리.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