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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골프로 인생을 배운다

입력 | 2001-03-08 18:45:00


대공황기 미국 남부 사바나의 백만장자의 딸 아델(샤를리즈 테론)은 아버지의 평생 사업이었던 골프장 재건을 위해 남은 재산을 털어 당대 최고의 골프선수를 초청한다.

다른 유지들은 대회 성공을 위해 사바나 출신의 선수도 출전시킬 것을 주장하고 10여년전 골프 천재로 이름을 날렸지만 1차대전 참전 휴유증으로 폐인이 된 래널프 주너(맷 데이먼)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한때 아델의 약혼자였던 주너는 옛 스윙 감각을 되찾지 못해 망설이는데 허름한 옷차림의 흑인 베거번스(윌 스미스)가 나타나 캐디를 자청하고 나선다.

‘베거번스의 전설’(The Legend of Bagger Vance)은 “골프의 리듬은 인생의 리듬과 같다”는 베거번스의 말처럼 한 판의 골프대회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그린 작품. 베거번스는 옛 명성과 사랑에 대한 추억에 매몰된 채 인생에서 자꾸 뒷걸음질 치려는 주너를 붙잡고 ‘누구나 뱃속부터 갖고 태어나는 자신만의 스윙’에 눈뜨도록 도와준다.

미국 남부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골프란 결국 자신과의 대결이란 주제가 담겨 있 다. 하지만 ‘흐르는 강물처럼’의 브레드 피트에 이어 이번엔 맷 데이먼을 자신의 분신처럼 그려내려는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의 자의식 과잉은 영화속 낙조를 보는 것처럼씁쓸하다.. 1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