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8일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 의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 등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문답요지.
―대북 협상을 즉각적으로 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즉각적’의 의미는 무엇인가.
“한미 정상회담은 매우 유익했으며 미 행정부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화해정책을 계속 지지할 것이다. 그렇지만 북한은 결함이 있는 정권이며 미국은 김정일(金正日)북한국방위원장에 대해 어떤 허상도 가지고 있지 않다. 북한은 붕괴되지 않기 위해 개방해야만 한다. 그러나 북한은 개방하면 어쨌든 붕괴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김대통령이 하고 있는 일을 지지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크게 두 가지 점을 우려하고 있다. 첫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생산 및 판매와 비무장지대의 대규모 병력 배치이다. 둘째, 클린턴 정권의 북한과의 협상이 매우 희망적인 것은 사실이나 점검(monitoring)과 검증(verification)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지 않았다. 따라서 어제 부시 대통령이 말한 것은 시간을 가지고 미국이 선택한 시간과 속도에 따라 포괄적인 대북정책을 구상하겠다는 것이다.”
―(당신은) 지난주에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가 어제는 즉각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 변화가 있었나.
“우리가 클린턴 행정부로부터 물려받은 대북정책의 핵심은 미사일 생산과 확산 축소이다. 그러나 점검과 검증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부시 행정부는 대북 협상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가지고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검토할 것이며 점검과 검증의 문제에 대해 연구할 것이다. 예컨대 비무장지대 내 대규모 병력 배치 문제를 대북 협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현실적인 차원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의 독재 지도자에 대해 검토할 것이다. 협상 준비가 됐을 때 협상에 나설 것이다.”
―94년 제네바 협정을 계속 지지할 것인가.
“현재 검토중이며 지금까지 계속 지지해왔다.”
―중유 공급과 경수로 건설 지원을 계속할 것인가.
“건설되는 경수로 용도와 감독의 문제를 검토할 것이다. 또한 그 감독이 미국이 생각하는 점검과 검증 체제에 적합한지 고려할 것이다. 이와 함께 경수로를 다른 에너지 자원 개발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제네바 협정을 지지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우리가 다시 협정을 검토해서 수정하는 방안을 막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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