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원의원(왼쪽)과 김중권대표
경북 울진―봉화 선거무효 소송 대법원 선고일인 9일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는 대구를 방문했다. 김대표가 대구 공항에 도착하자 환영 나온 400여명의 지지자들은 ‘김중권’을 연호했다. 김대표는 핸드 마이크를 잡고 “나를 키워 주고 있게 해준 대구 경북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겠다”고 즉석 연설을 했다.
김대표는 이어 대구시지부 사무실에서 열린 당 간부회의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대구 경북 주민의 마음에서 멀리 있었으나 우리가 지역 주민과 동고동락하면 민심이 다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산된 경주 경마장 건립 재추진, 밀라노 프로젝트 지원 등 지역 현안에 대한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선거무효 소송이 기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지역 당직자들과 점심식사를 하다 대법원 결정을 보고 받은 김대표는 “재판부가 공정한 판결을 했기 때문에 논평할 사안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지만 서운한 기색이 역력했다.
민주당은 대신 한나라당이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을 문제삼고 나섰다.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성명에서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총재가 탄원서라는 이름으로 재판에 정치적으로 간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기도했다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희색이 만면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논평에서 “대법원의 결정은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이 나라에 아직 사법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겼다. 울진―봉화가 지역구인 김광원(金光元)의원은 당사 기자실에 찾아와 “역시 법은 살아 있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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