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압력에 직면한 신용카드사들이 ‘우회적인’ 수수료 인하에 나서고 있다. 고객의 추가 비용 부담이 없는 ‘서비스 강화’를 통해 높아지고 있는 수수료 인하압력을 비켜가자는 전략이다. 시장 상인이 손님에게 물건값을 깎아주는 대신 덤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
▽서비스 강화 바람〓국민카드는 7일부터 제휴가맹점에서 전회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사용시 5∼5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도 이달 들어 캐시백 기능을 강화한 ‘땡큐포인트’를 도입했다. 어떤 카드를 사용해도 사용금액의 0.2∼0.5%가 적립돼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 캐쉬백 기능 강화로 예상되는 고객 환원금액은 연간 700억원 가량.
LG캐피탈은 이에 앞서 지난달부터 분산됐던 포인트를 하나로 통합한 ‘마이LG포인트’제도를 시작하면서 모든 카드에 1000원당 2포인트를 적립시켜 주고 있다. 또한 레이디카드와 2030카드 회원수가 500만명을 돌파한 것을 기념, 다음달말까지 요식 항공 호텔 등의 제휴업소 이용시 10∼50%를 할인해주는 특별 사은행사를 12일부터 시작한다. LG캐피탈 이만승 과장은 “우량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BC카드가 우수회원에 한해 수수료 할인, 연회비 면제, 무이자할부 등의 추가 특별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생색내기엔 최고〓지난해 국내 신용카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대박’을 터뜨린 카드업계의 공통된 고민거리는 수수료 인하 압력을 과연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는 것. 현금서비스 수수료는 최고 연 29%로 은행 가계대출금리의 3배에 육박한다. 할부수수료는 19%, 가맹점 수수료도 평균 2.5%가 넘는다. 특히 신용카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국세청에서 가맹점수수료를 더 내리라고 카드사 사장단에 압력을 가한 바도 있어 무작정 버티기도 어려운 상황.
그래서 택한 방법이 서비스 강화다. 삼성카드 고영호 과장은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낮춰봐야 단기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미미한 혜택밖에 없다”며 “고객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강화하는 편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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