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의 명가’로 불리는 이탈리아 ‘다이나믹’사의 흥미로운 CD 두 장이 선을 보였다.
베네치아 현악4중주단이 연주한 ‘현악4중주와 재미있는 시간을’은 편한 클래식 소품을 현악4중주로 연주하면서 갖가지 ‘개그’도 펼쳐보이는 앨범.
첫곡인 ‘베토벤 교향곡 5번에 의한 코믹 4중주’는 귀에 익숙한 ‘운명교향곡’을 코미디로 변주한다. 베토벤이 ‘강조하기 위해 두세 번 반복하도록’한 부분을 끝없이 반복해 폭소를 자아낸다. 개그 음악회로 1950, 60년대 명성을 떨친 ‘호프눙 음악회’를 얼핏 연상시킨다. 단 스튜디오 녹음인 탓에 분위기를 북돋는 객석의 폭소를 들을 수 없는 점이 흠.
이어지는 곡은 하이드리히의 ‘생일 축하합니다 주제에 의한 변주곡’. 누구나 다 아는 생일축하 멜로디를 여러 작곡가들의 개성대로 변주한다. 같은 멜로디인데도 “어, 저건 드보르작이네. 저건 탱고곡 ‘포르 우나 카베차’ 같군….”하며 미소짓게 된다. 오크스의 관현악곡인 ‘새는 날아가고’ 변주곡을 현악4중주용으로 만든 듯한 기획이다.
또하나의 흥미로운 음반은 바이올리니스트 마시모 콰르타가 제노바 카를로 펠리체 극장 관현악단과 협연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1·2번(사진).
파가니니가 실제 애용했던 1742년산 ‘과르네리 델 게수’ 바이올린으로 연주했고, 파가니니가 연필로 꼼꼼히 세부사항을 메모한 ‘그 자신의 악보’를 사용했다. ‘파가니니 시대’의 숨결을 느끼고 싶은 음악팬을 위한 신선한 기획이다. 그렇지만 바이올린은 현대의 강철현을 사용했고, 관현악단도 19세기 중반 ‘악기혁명’ 이후의 악기를 사용해 ‘고악기(古樂器)’를 사용한 원전연주와는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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