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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다]포스트PC시대 길 닦은 '파워 우먼'도나 두빈스키

입력 | 2001-03-12 10:06:00


도나 두빈스키 핸드스프링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그는 두번에 걸친 창업을 통해 포스트 PC 시대를 개척해왔고 자신의 꿈을 상당 부분 이뤄가고 있다.

두빈스키사장은 20년전 미국 예일대를 거쳐 하버드에서 경영학석사학위(MBA)를 땄다. 하지만 여느 친구들처럼 출세가 보장되고 임금도 두둑한 골드만삭스나 매킨지로 가지 않고 애플컴퓨터에 취직했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편하고 안락한 방식을 따르기 거부하는 두빈스키사장다운 결정이었다. 10년 뒤 두빈스키사장은 미술을 배우겠다며 프랑스 파리로 훌쩍 떠났다. 그러나 자신에게 진정 적합한 것은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실리콘밸리로 돌아왔다.

두빈스키사장이 실리콘밸리로 돌아와 만난 사람이 현재 핸드스프링의 회장인 제프 호킨스. 두빈스키사장은 당시 호킨스 회장이 만들고 있던 팜파일럿이 차세대 컴퓨팅을 열어갈 것이라고 판단하고 의기투합해 회사를 설립했다. 두빈스키와 호킨스회장은 얼마 후 자신들의 회사를 로보틱스에 4400만달러에 팔았지만 경영에 계속 참여했다. 로보틱스가 스리콤에 팔리면서 두사람은 다시 스리콤의 일원이 되었지만 체질상 두빈스키사장은 스리콤과 맞지 않았다. 두빈스키사장은 수익 확대를 우선시하는 스리콤에 줄곧 분사를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자 98년 호킨스회장과 함께 핸드스프링을 설립했다. 두빈스키사장이 떠난 이후 팜파일럿은 스리콤으로부터 분사했다.

두 사람은 벤처캐피털에서 끌어모은 1800만달러를 밑천으로 회사 설립 1년만에 무선통신기능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바이저를 시장에 내놓았다. 바이저는 처음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핸드헬드기기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14%로 높아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동맹군인 휴렛팩커드 컴팩 카시오를 앞세워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퍼부었음에도 장악에 실패한 핸드헬드시장에서 두사람은 2년 만에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세계적인 컴퓨터업체인 휴렛팩커드와 컴팩이 막강한 브랜드와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이 2%대 그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핸드스프링이 얼마나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두빈스키사장은 지난해 10월 미국의 비즈니스잡지 포천에 의해 재계에서 가장 능력 있는 여성 중 4위에 선정됐다.

조 성 우〈와이즈인포넷 연구위원〉

dangun33@wiseinfo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