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현대를 따돌리고 4강에 한발 먼저 다가섰다.
80-76으로 간발의 차이로 거둔 승리이지만 SK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판 승부였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흑기사' 하니발.
31득점을 혼자 올리며 현대의 골밑과 외곽을 흔들었다.
하니발이 이렇게 펄펄 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매치업의 상대가 없다는 점.
일반적으로 프로농구의 모든 팀들은 두명의 용병을 센터와 포워드 또는 센터와 가드로 구성한다.
하니발 역시 가드 내지는 스몰 포워드.
일반적인 팀이라면 용병인 하니발의 매치업 상대도 용병이어야 한다.
하지만 SK에는 용병이 상대해야만 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국보급 센터' 서장훈.
국내 선수로는 방어가 불가능한 수준의 서장훈을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용병 센터를 서장훈의 파트너로 붙혀야 하고 나머지 포워드용 용병을 SK의 센터 존스를 막기 위해 투입해야만 한다.
당연히 하니발의 매치업 상대는 국내의 장신 포워드.
현대 역시 지난 시즌 이후 단신의 조성원을 LG에 내주면서 장신 포워드인 양희승을 영입했다. 그리고 정재근까지 가세시켜 타구단에 비해 월등한 신장의 포워드진을 구축했다.
그래도 고탄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개인기를 겸비한 하니발을 막기에는 역부족.
이내 맥도웰을 매치업 상대로 붙혀도 봤지만 존스와 서장훈을 막기도 힘들기는 매한가지였다.
이런 하니발의 효과는 2차전은 물론이고 4강 상대인 LG전에서도 빛을 볼 전망이다.
LG 역시 이버츠와 프루라는 용병이외에는 하니발을 상대할 장신의 포워드가 없는 게 현실.
SK가 결승에 진출한다고 가정하고 반대편에서 삼성이 맞상대로 결정되면 그나마 매치업 상대가 비등해진다.
삼성에는 맥클레리와 호프 이외에도 이규섭이라는 걸출한 장신 포워드가 있기 때문에 하니발의 활동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사태가 이쯤되면 서장훈 효과인지 하니발 효과인지 판단이 애매모호하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흑기사' 하니발의 진가는 더욱 빛날 전망이다.
반대로 SK의 상대로 나서는 팀들의 감독은 하니발의 매치업 상대를 고르느라 골머리를 썩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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