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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있다]아이투소프트 김성일 사장 "인터넷의 퀄컴이 되겠다"

입력 | 2001-03-12 18:18:00


벤처기업인 아이투소프트(www.i2soft.net)는 IPv4 - IPv6 변환 API 기술, 인터넷 서비스 품질을 높여주는 QoS(Quality of Service) 기술 개발을 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공동으로 국책사업의 하나로 IPv4-IPv6 변환 API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IPv4-IPv6 변환 API 기술은 IPv6가 채용된 네트워크 환경에서 윈도우 운영체제를 가진 단말기에서 기존 IPv4 기반 응용소프트웨어가 작동하도록 변환해 주는 기술이다.

이 회사 김성일 사장의 목표는 "남들보다 한단계 앞서 원천 기술을 개발해 기술 라이센스를 받는 것"이다. 김사장은 장기적 안목에서 IPv6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해 IPv6를 응용한 Web 3D, 보안 상품, 동영상 스트리밍 등 다양한 IPv6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업체로부터 기술 이용료를 받는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생산자로부터 CDMA 원천 기술 사용료를 받는 미국 퀄컴처럼 차세대 인터넷 기술 사용료를 받는 '인터넷 퀄컴'이 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2000에 IPv6를 지원하는 프로토콜을 탑재했고 썬마이크로시스템은 IPv6를 지원하는 솔라리스를 내놓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시스코 등 대형 장비업체는 신형 라우터를 팔기 위해 IPv6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인터넷 주소 IPv4에 기반하고 있어 IPv6를 지원하지 못하는 현재의 라우터를 IPv6를 지원하는 신형 고속 라우터로 바꾸는 대체 수요 시장을 잡으려는 것이다.

국내 기업의 경우 IPv6 사업에 뛰어드는 업체들 역시 라우터 교체 시장에 관심이 많다. 라우터 판매는 단기간에 확실히 돈이 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기반 기술은 ETRI같은 연구소나 학교를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SK 텔레콤등 대기업이 장기적 안목에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김성일 사장은 “6개월 이내에 수익을 내지 못하면 투자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기업의 특성상 기초 기반 기술 개발에 투자를 하기 어렵다” 면서도 “IPv6 기반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차세대 인터넷 시장에서도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벤처기업인 아이투소프트가 IPv6 원천기술 개발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많다.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기술 개발을 할 돈을 확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이투소프트는 IPv6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기 전 2-3년 동안 회사 운영과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3D 전용 브라우저와 3D를 지원하는 전문 전자 상거래 솔루션을 올해 상반기에 내놓을 계획이다.

김성일 사장은 "이미 확보한 기술력을 통해 인터넷 쇼핑몰에는 타업체 보다 싼 가격으로 3D 영상을 제작해 줄 수 있다" 며 "3D 가속기 없는 펜티엄 450MHz 컴퓨터 처럼 낮은 사양의 PC에서도 무리 없이 3D 영상을 보게 해 주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IPv6 원천 기술을 개발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돈 문제 보다 사람문제다. 대기업 연구소나 국책 연구소에서 개발할 수준의 기술이라 고급 네트워크 프로그래머가 필요하지만 벤처기업에서 모을 수 있는 인력에는 한계가 있는 것. 네트워크 프로그래머, 리눅스 커널에 손 댈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필요하지만 벤처기업에서 일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다.

김성일 사장은 한글과컴퓨터 마케팅 담당 출신으로 한컴의 옛 사무실에서 자신의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김사장은 “허름한 사무실이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테헤란 벨리로 이사하지 않고 있다” 며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벤처가 되기 위해 개발자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종우he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