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자체가 복잡화 되고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빌려야 하는 상품이 폭발적으로 증대하고 있어 금융상품의 전자통신기술 의존도는 더욱 커져나갈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금융시장의 분석에서 거래를 결정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컴퓨터나 전자매체에 의존하는 거래, 즉 로봇들의 트레이딩 게임이 금융거래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실제 시스템트레이딩과 같이 첨단 금융공학 이론으로 무장한 ‘자동 거래’가 이미 실현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자금융거래의 미래와 디지털 경제의 미래를 조명하고 설계하는 데는 인간적인 요소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동일한 상황이 주어지면 동일한 반응이 나타나는 자연계의 법칙과 달리 동일한 상황에서도 천차만별의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곳이 인간사회이며 금융거래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오하이오주립대의 스툴츠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금융거래는 ‘로켓사이언스’로 불릴 정도로 예측 불허다. 결국 전자금융에 있어서 현실 세계의 변수들이 어떻게 작용할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1996년도 미국 증권사인 찰스 스와프가 경험한 것처럼 한 마리의 쥐가 인터넷서비스 회사의 변전기에 끼어들어 네트워크가 마비된 것이 단적인 예다.
한마디로 오프라인의 예측하지 못한 각종 변수들이 전자금융거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금융정보가 이동하면서 언제든지 해킹을 당할 수 있는 위험과 정보 유출을 통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등도 포함된다. 특히 자산규모가 커질수록 이같은 변수로 입게 될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현재 금융기관의 고액자산가나 프리미엄 고객들은 아직도 인터넷 등의 전자매체 활용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즉 인터넷의 특이성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고객들은 여전히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그 규모는 상당한 수준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KAIST 테크노 경영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