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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영재의 월가리포트]나스닥 비관론 팽배…1년새 62%폭락

입력 | 2001-03-13 18:39:00


나스닥시장이 월요일 폭락으로 그동안 심리적인 지지선이라 여겨지던 지수 2000선이 무너졌다. 12일 나스닥시장은 6% 이상 폭락을 보였고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다우지수도 이 영향을 받아 작년 4월 이후 근 1년 만에 가장 큰 폭인 4.1%나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여러 가지 신기록을 세웠다. 나스닥시장은 이날 하락으로 작년 3월 이후 1년 만에 무려 62%의 하락을 기록하며 나스닥시장 30년 사상 최악의 하락을 기록했다. 70년대 초 60%의 폭락을 기록한 이후 새롭게 작성된 것이다. 또한 시장을 대표하는 종목 500개로 구성된 지수인 S&P500 주가지수는 작년 3월 기록한 고점 대비 22%나 하락해 공식적인 약세장의 진입을 알렸다. 한편 이날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한 종목도 빠짐없이 모두 하락을 기록했다.

이미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시장의 경우 약세장이 1년간이나 지속되며 거품이 제거됐지만 전통주를 중심으로 한 우량주들의 경우엔 폭락까지는 가지 않아 그동안 그나마 기술주의 대안으로 평가됐었다. 그러나 이제는 전통주들도 약세장에 본격 진입해 이러한 약세장이 1년 혹은 그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즉 하반기에는 경제 및 주식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를 꺾는 비관론이 득세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실적 악화 전망을 발표해 전체 시장의 하락을 불러일으킨 시스코사는 최근 기업 실적의 악화가 어쩌면 2분기 이상 이어져 하반기에도 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고 전망해 이런 우려를 증폭시켰다. 네트워크 장비 업종을 대표하는 시스코사는 이외에도 미국의 경기 둔화도 문제지만 유럽지역의 경기 악화에도 큰 영향을 받아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혀 이날 또다시 하락한 엔화 및 유로화의 문제로 촉발된 세계 경제 동반 악화 가능성을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이젠 미국의 경기 회복과 아울러 유럽 및 일본 경제의 회복 여부가 또 다른 문제로 등장하게 됐다.

현재 미국증시를 괴롭히는 가장 큰 문제는 예측 불가능성에 있다. 즉 미 정부가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지표의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기업들이 하반기 실적회복을 말하고 있지만 과연 회복될 수 있을 것인가에 확신을 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증시 불안심리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의 움직임이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측면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등 불안한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진정시킬 수 있는 해법은 경제 및 기업 실적에 대한 확실한 전망과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정부 관계자나 기업 최고경영자(CEO) 또는 월가의 분석가 누구도 자신 있게 예측에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 되고 있다.

맹영재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