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호텔’이 요즘 세상에 뭐 대수겠어요. 개별 손님들한테 신용 떨어지는 게 더 문제지.”
남북장관급회담이 예정됐던 13일, 회담시작 몇시간을 앞두고 일정이 무산됐다는 통일부의 발표가 있자 신라호텔 임직원들은 떨떠름한 입맛을 다셨다.
“항상 ‘보안’ ‘보안’하다보니 숙박결정도 당국으로부터 2, 3일 전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고, 식사메뉴나 장소는 전날 밤에 통보되는 경우가 허다해요.”
“우리가 철야작업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죠. 어젯밤에도 프랑스식당이 대표단의 식사장소로 급히 확정돼 늦은 밤에 100여명의 예약손님들에게 예약취소 양해를 구했어요.”
“수행원 기자단 등이 쓸 200여개 숙박시설의 2박3일치 예약건도 대부분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내한하는 외국 고객들의 예약취소를 유도해서 얻어낸 겁니다.”
“당장 몇억원의 손실도 문제겠지만, 외국 고객들이 이런 상황을 쉽게 이해해 주실지 모르겠어요. 당국에서 1주일 전에만 통보를 해주었어도….”
“북한도 사정이 있겠지만 기본적인 ‘신용’은 갖춰주는 게 서로 좋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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