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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뉴스]한국영화, 몇편이나 칸영화제에 갈까

입력 | 2001-03-14 16:26:00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는 우리영화가 몇편이나 진출할 수 있을까.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붉은 카펫'을 밟은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충무로 영화인들은 오는 5월9일 막이 오르는 제54회 칸 영화제에 진출작을 내는 영예를 또 안게 될지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칸 영화제는 본선경쟁부문에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초청한 것을 비롯해 단편경쟁 및 비경쟁부문 등에 모두 5편의 우리영화를 불러들여 영화인들을 들뜨게 했었다.

전반적으로 올해는 전년도와 사정이 많이 다를 것 같다는 게 영화인들의 관측이다.

당장 올해 최고의 영화로 주목받고 있는 김성수 감독의 「무사」가 개봉일정을 두차례 연기함에 따라 올해 칸 영화제 진출이 사실상 무산됐다.

제작사인 싸이더스 우노필름측이 당초 3월께 선보일 예정이었던 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개봉일정을 7월 이후로 늦췄기 때문에 칸영화제가 열리기전에 영화제작을 마무리짓기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4편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칸진출을 추진중인 작품은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제작 명필름)를 비롯해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 불명」(LJ 21), 이재용 감독의 「순애보」(쿠앤필름),김대승 감독의 「번지점프를 하다」(눈엔터테인먼트). 이들 제작사는 금명간 영화완성본을 칸 영화제심사위원회측에 제출할 예정인데 초청작리스트는 빠르면 3월말이나 4월초께 확정돼 제작사측에 통보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임 감독은 앞서 단편 「우중산책」으로 클레르몽 페랑 단편영화제에 진출한 적이 있는가 하면 「세친구」등의 장편영화로 베를린, 밴쿠버, 시애틀 영화제 등국제무대에 명성을 떨친 경력이 있어 칸 영화제측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국내영화계의 진단이다.

독특한 영상언어로 국제무대에서 나름대로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기덕 감독의 작품도 칸의 시선을 끌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 것으로 점쳐진다고 영화인들은 입을 모았다.

칸 영화제 단편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송일곤 감독의 첫 장편 「꽃섬」도 당초 칸영화제를 염두에 두고 기획됐으나 촬영 스케줄을 감안해 볼때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영화의 진출여부에 관계없이 영화제 기간에 종합홍보관을 설치해 한국영화의 홍보 마케팅 활동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며, 대형영화사들도 별도 부스를 운영함으로써 해외세일즈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연합뉴스=이명조 기자]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