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을 손으로 떠마시고 밭에서 바로 서리한 과일을 옷자락에 슥슥 닦아 먹던 시절이 정말로 있었을까. 안심할만한 먹거리를 찾기 힘든 요즘이라 불과 몇십년 전의 풍경도 전설속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오프라인 상점에서 일일이 발품 들여 사는 건 쉽지 않잖아요. 생각은 있었지만 정말 사러다닐 엄두는 못냈거든요. 직장이 있으니까 시장볼 시간이 없어서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유기농 먹을거리 파는 사이트가 있더라구요.”
이승연씨(31·사진)는 유기농산물 쇼핑몰 ‘이팜(www.efarm.co.kr)’의 애용자다.
“잡곡류 과일주스 유자차 딸기잼을 많이 사요. 유기농 제품이라 일반상품보다 비싸지만 공동구매로 구입하면 크게 부담없는 가격으로 살 수 있어요. 여러개 한꺼번에 주문해 선물하기도 하구요.”
이팜은 상주환경농업협회 포항송백유기농산 한삶회 팔당유기농업운동본부 등 유기농 생산자 모임과 제휴를 하고 250여개 유기농가에서 상품을 받아 온다. 농수축산물과 가공식품 총550여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또 유기농웹진 ‘팜투유(farm2u.efarm.co.kr)’를 통해 유전자조작농산물 등 관련 이슈와 유기농식생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상품검색할 때 생산지와 생산자명을 확인할 수 있어 안심이 돼요. 아기 이유식도 판매하던데 가격이나 상품종류 등을 유심히 보고 있어요. 지금 임신 4개월이거든요.”
이팜의 상품 중 냉장이 필요한 채소 생선 등은 수도권에만 배송된다. 첨단 냉장장비 등을 확충해 전국으로 배송을 확대할 예정. 그 외의 제품은 현재도 전국배송된다. 수도권은 2만원이상, 그 외 지역은 5만원이상 구입시 배송비가 무료. 구입금액이 그 이하이면 2000원∼8000원의 배송비가 붙는다.
“맞벌이라서 낮에는 집에 아무도 없거든요. 집에 돌아와보면 문에 ‘아무도 안계셔서 경비실에 맡겨두고 갑니다. 맛있게 드세요’라는 메모가 붙어 있어요. 딱딱한 온라인쇼핑몰에서 온 제품이 아니라 이웃집 아주머니가 왔다 간 것 같은 친근감이 들어서 좋아요.”
보리 이삭을 끼워주는 등 잠깐씩 미소짓게 하는 풋풋한 낭만까지 배달해 주는 점도 이씨가 이팜을 즐겨 찾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매실주스 농축액을 사고 싶은데 ‘준비중’이라고만 돼 있네요.”
이씨는 ‘준비중’인 품목은 언제쯤 구입이 가능한지 시기를 명시해 줬으면 좋겠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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