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처조카인 이영작(李英作)한양대 석좌교수가 14일 광주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97년 대통령선거 전략보고서' 출판기념회에서 호남-충청-강원의 '3지역 연대론'을 주창한데 대해 여야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15일 "이는 사실상의 영남포위론으로, 나라를 동강내는 분열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했고, 민주당도 "이 박사가 또 엉뚱한 말을 했다"며 불쾌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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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망국적 지역감정을 유발시켜 정권 연장을 꾀하려는 야비한 발상"이라며 "과거 선거 때만 되면 호남 포위 운운하더니 이제는 영남포위론을 들고 나오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씨의 주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하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 당직자는 "여권 내에 '영남후보론'과 '영남포위론'이 부딪히고 있는 것 같다"며 "이영작씨의 발언도 당 내부를 겨냥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당직자들도 "그동안 이 박사가 여러 차례 사고를 쳤다, 이박사의 이번 발언도 그의 사견(私見)에 불과하다"며 외면하는 분위기다.
한 당직자는 "자기의 신분과 지위에 맞는 발언을 해야지"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한 뒤 "이 박사에 대해서는 모종의 경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지난 번 서울 출판기념회도 그렇게 만류를 했는데, (이 박사가) 또 정국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을 했다"며 "단지 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박사와 김대통령을 연결시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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