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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탁구 남북단일팀 남쪽은 반쪽?

입력 | 2001-03-15 18:48:00


대한탁구협회는 10일 ‘남북 단일팀 준비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9일 문화관광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협회의 새 집행부가 단일팀이 구성될 경우를 ‘미리’ 대비한다는 것이었다. 15일에는 전날 밤 북한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이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의 합의를 이끌어낸 데에 따라 소위원회 위원장인 협회 박도천 이사를 대회가 열릴 일본 오사카로 급히 보냈다.

탁구협회의 이같은 조치는 겉보기에는 ‘발빠른 행보’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탁구계가 국민의 기대를 만족시킬 만큼 제대로 된 단일팀 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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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출전 대표선수 선발전은 ‘반쪽’으로 열렸다. 12일과 13일 벌어진 2차 선발전에는 출전 자격을 갖춘 남자 선수 20명 중 7명만이 출전했다. 현 집행부에 반대하는 포스데이타 한국담배인삼공사 제주삼다수 상무 천안중앙고 등 5개팀이 출전을 거부해 삼성생명과 시온고 선수들만 대표 선발전에 나선 것. 여자부의 경우도 한국마사회의 출전 포기로 5명의 선수가 ‘기회’를 잃었다. 대표 선발전이 그 동안 수차례 연기됐다가 결국 반쪽만으로 열리게 된 현실은 탁구계의 심각한 분열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탁구계 ‘어른’들의 ‘진흙탕 싸움’ 속에서 일부 선수들은 대표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광남 현 회장의 영입을 추진한 현 집행부와 반대파의 파벌 갈등은 이미 알려진 일. 문제는 탁구계가 ‘때’도 모르고 싸움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남북 단일팀의 남쪽 대표가 ‘반쪽’ 선발 방식에 의한 것이라면 국제적인 망신감이 아닐 수 없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