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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환율급등 원인-전망]일본 금융위기설이 진원

입력 | 2001-03-16 18:38:00


원―달러환율 1300원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본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엔―달러환율이 급등하고 나스닥지수가 2000을 밑도는 등 해외악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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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세…1300원 육박
○…일본정부, 은행에 공적자금 투입시사…FT 보도

▽해외요인에 불안해진 원―달러환율〓15일 밤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122.42엔에 마감됐다. 99년 7월 이후 2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일본 금융기관의 결산이 몰려 있는 이달 말이 가까워지면서 ‘3월 금융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은행과 보험 등 기관투자가들이 결산을 앞두고 보유주식을 내다 팔아 닛케이지수가 16년 만에 처음으로 1만2000엔 밑으로 떨어졌다. 대출금도 회수하는 바람에 부도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일본 경제상황이 이달말까지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여 엔―달러환율이 일시적으로 130엔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DKW(드레스너 클라인워트 와셔스틴)는 최근 보고서에서 엔―달러환율이 올해 말에 126엔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환율 당분간 상승 불가피〓최근 들어 원―달러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엔―달러환율. 15일 밤 역외외환시장(NDF)에서 원―달러환율이 1293원까지 상승한 영향으로 개장 초 1290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수출기업의 네고물량이 3억달러 가량 나와 1288원선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이 122.6엔까지 상승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미은행 유현종 외환딜러는 “환율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엔―달러환율이 123엔을 넘어서면 원―달러환율은 1300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KW는 연말 환율을 1300원에서 1350원으로, 내년말 환율은 1385원에서 1475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외환당국도 환율상승 용인〓원―달러환율의 상승 요인이 엔―달러환율 상승이므로 외환당국도 어느 정도의 환율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엔화가 약세를 지속할 경우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원화가치도 그 정도는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환율이 급격히 오를 경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이탈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속도조절에는 나설 방침이다.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