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의 안전성 논란을 둘러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마찰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최근 시교육청은 수도관의 노후상태를 고려, 올해부터 각급 학교에 냉온수 기능이 있는 정수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정수기 설치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다며 강력 반대하고 나선 것. 시는 안전한 수돗물이 공급중이고 노후관 교체, 음수대 설치 등 맑은 수돗물 공급사업을 적극 추진중인 상황에서 각급 학교에 정수기를 설치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관계자는 “올해 시교육청의 정수기 설치예산 14억원이 정수기능이 없는 냉온수기 설치사업비로 전환되도록 교육청에 협조를 구할 방침”이라며 “수돗물 논란의 근본원인인 시민들의 불신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정수기 설치사업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수돗물 안전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시교육청은 최근 서울시내 초중고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에서 물을 가져다 마신다’는 응답이 전체의 42%에 달하고 상당수의 학교가 10년이상된 노후 수도관을 그대로 사용하는 점을 들며 수돗물의 안전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는 16일 지난해 먹는물 7394점에 대한 검사결과 수돗물의 경우 부적합판정률이 0.1%(3021점중 4점)로 정수기(2.8%), 먹는샘물(0.8%), 지하수 및 약수(5.9%)에 비해 먹는물 수질기준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관계자는 “안전한 수돗물이 정수기를 통과하면서 오히려 오염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정수기를 사용할 때는 필터교환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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