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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주말영화外

입력 | 2001-03-16 19:58:00


[17일/토]

▼(EBS 밤 9:00)▼

감독 찰스 크릭톤. 주연 케빈 클라인, 제이미 리 커티스. 1988년작.

두뇌회전이 빠르고 외국어만 들으면 성적 흥분을 느끼는 미국 여자 완다(제이미 리 커티스), 바보지만 멍청하다는 말만 들으면 펄펄 뛰는 미국인 오토(케빈 클라인), 그리고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를 끔찍이 사랑하는 영국인 켄(마이클 팔린). 이들은 범죄조직 두목이 몰래 숨겨놓은 보석을 둘러싸고, 서로 속고 속이는 일대 소동을 벌인다.

희한한 제목만큼이나 황당한 해프닝의 연속으로 꾸며진 코미디 영화.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엉뚱하기 짝이 없고, 대사는 속사포처럼 쏟아지며, 이야기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미국과 영국 문화의 미묘한 차이를 웃음의 소재로 사용한 덕분에 미국에서는 박장대소형 코미디로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영화의 문화적 배경에 낯선 국내 시청자들 중엔 ‘뭐 저런 영화가 다 있나’하고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듯.

‘망가지는 것을 불사’하고 코믹 연기를 선보인 제이미 리 커티스와 케빈 클라인의 연기가 돋보인다. 케빈 클라인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탔다. 연출을 맡은 찰스 크릭톤은 주로 TV에서 활동해오던 영국 감독. 원제 A Fish Called Wanda. ★★★☆

susanna@donga.com

▼(KBS2 밤 10:40)▼

감독 랍 바우먼. 주연 데이비드 듀코브니, 질리언 앤더슨. 1998년작.

인기 TV시리즈인 ‘X파일’의 극장용 장편영화. TV시리즈의 주연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했고 TV시리즈의 제작자 크리스 카터가 역시 제작과 각본을 맡았다.

FBI요원 멀더와 스컬리는 달라스 연방정부청사 폭파 사건에서 석연찮은 구석을 발견하고 독자적 수사에 들어간다. 수사 도중 이들은 정부의 음모가 사건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때 ‘엑파 마니아’라 불렸던 TV시리즈의 고정 팬들에겐 시시하고, TV시리즈를 본 적이 없는 ‘초심자’들에겐 약간 헷갈리고 지루할 영화. 원제 The X―Fil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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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제라르 피레. 주연 새미 나세리, 레드릭 디에폰탈. 1998년작. ‘레옹’ ‘제5원소’로 유명한 프랑스 뤽 베송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영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피자 배달부 다니엘(새미 나세리)은 총알택시 운전기사가 된다. 운전면허가 없는 형사 에밀리앙(레드릭 디에폰탈)은 다니엘과 파트너가 되어 독일 갱단 체포작전에 나선다. 두 주인공이 주고 받는 프랑스식 유머는 약간 썰렁하지만, 파리 시내를 날 듯 이 질주하는 택시의 추격전은 볼 만하다. 원래 CF감독으로 유명한 제라르 피레는 감각적인 영상으로 질주하는 자동차의 속도감을 잘 살려냈다. 원제 Taxi. ★★★

▼(OCN 채널22 밤 10:00)▼

감독 테일러 핵포드. 주연 알 파치노, 키아누 리브스, 샤를리즈 테론. 1997년작.

변호사라는 직업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악마적 본성을 그렸다. 64번 연속 승소를 기록한 신참 변호사 케빈(키아누 리브스)은 뉴욕 대형 투자회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는다. 케빈은 성공을 거듭하며 부와 명예욕에 사로잡히지만, 그의 아내 매리엔(샤를리즈 테론)은 점차 파괴되어 간다. 투자회사 회장 역을 맡은 알 파치노의 카리스마가 넘치다 못해 ‘과잉’이라는 느낌까지 줄 정도. 알 파치노와 키아누 리브스가 맞대결하는 마지막 장면은 다소 황당하다. 원제 Devil’s Advocate. ★★★☆

[18일/일]

▼(KBS1 밤 11:20)▼

감독 앨런 J. 파큘라. 주연 제인 폰다, 도널드 서덜랜드. 1971년작.

미국 뉴욕에서 큰 회사 중견간부 톰의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사립탐정 클루트(도널드 서덜랜드)는 톰이 남긴 유일한 증거인 음란편지를 추적하다 미모의 콜걸 브리 다니엘스(제인 폰다)를 만난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클루트는 브리에게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사건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

닉슨의 워터게이트 추문을 다룬 ‘대통령의 음모’ 등 날카로운 사회비판이 담긴 영화로 잘 알려진 앨런 J. 파큘라 김독은 여배우들로부터 최고의 연기를 이끌어내는 데에 일가견이 있다.

그의 영화 ‘소피의 선택’에서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열연으로 아카데미상을 탄 메릴 스트립처럼, ‘클루트’로 제인 폰다는 생애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제인 폰다는 맨해튼의 창녀 역을 맡아 뒷골목 인생의 외로움과 은밀한 꿈, 수치심과 공포 등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범죄를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지만, 긴장은 느슨한 편이고 외로운 현대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관계가 발전하는 면모에 중점을 둔 드라마의 특성이 더 강하다.

제인 폰다와 도널드 서덜랜드의 연기가 빚어내는 앙상블에 주목 하는 것이 감상 포인트. 원제 Klute. ★★★★

susanna@donga.com

▼(EBS 오후 2:00)▼

감독 장 폴 라프노. 주연 카트린느 드뇌브. 1965년작.

‘지붕위의 기병’ ‘시라노’ 등으로 알려졌으며 코미디에 꽤 재능을 보였던 프랑스 감독 장 폴 라프노의 데뷔작. 2차대전이 끝날 무렵, 독일군이 점령한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가 작은 마을. 나치 점령군에 대한 남편의 무관심에 실망한 마리(카트린느 드뇌브)는 낙하산 투하 작전을 수행하는 레지스탕스 리더 줄리엥과 사랑에 빠진다.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해프닝을 거듭되는 반전과 풍자를 통해 표현한 코미디. 인물의 개성을 잘 살려냈다는 평을 듣는 영화다. 원제 La Vie de Chateau. ★★★☆

▼(MBC 밤 12:20)▼

감독 임권택. 주연 이덕화, 김명곤, 이혜영. 1991년작. 동학의 2대 교주였던 해월 최시형의 일생을 그렸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시나리오를 쓰고 오랜 기간 동안의 촬영과 1만여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해 화제가 됐던 영화다. 동학 1대 교주 최제우가 처형당한 뒤 해월 최시형은 관의 추격을 피해 산중을 돌아다니며 잠행 포덕을 시작한다. 갑오농민전쟁을 인본주의적 시각에서 재조명하는 것과 동시에 도망자와 추격자의 간단한 구도로 이야기를 이끌어가 액션 영화로서의 재미도 갖췄다. 전국을 떠도는 해월의 발걸음을 뒤쫓는 카메라는, 아름다운 산하의 풍광도 함께 보여준다. ★★★

▼(HBO 채널31 밤 10:00)▼

감독 리안. 주연 케빈 클라인, 조앤 알렌, 시고니 위버.

1997년작. 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중산층 가족의 위기를 놀랍도록 싸늘한 시선으로 들여다본 영화.

벤(케빈 클라인)과 엘레나(조앤 알렌)는 파국으로 치닫는 부부. 벤은 이웃에 사는 제이니(시고니 위버)와 불륜관계를 맺는다. 결국 스와핑(부부 교환섹스)까지 하게 되는 부모들 못지않게 아이들도 심각한 혼란에 휩싸인다. 줄거리와 인물들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의 황폐한 내면을 보여주는 차갑고 유려한 영상이 빼어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