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토브리그 정리
물량 공세. 지난시즌 리그 최하위로 추락한 텍사스는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막대한 투자와 활발한 활동을 통해 스타 플레이어들을 대거 영입, 팀전력을 크게 강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최대 수확은 프리에이전트 최대어로 손꼽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역대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을 지불하며 만만치 않는 댓가를 치루어야 했지만 로드리게스의 영입은 팀전력 강화는 물론 구단 흥행면에서도 텍사스에게 많은 잇점을 안겨다 줄 듯.
오클래든에서 랜디 벨라디를 트레이드 해 와 2루포지션을 보강했고 자유계약시장에서 안드레스 갈라라가, 캔 캐미니티 등 베테랑 선수들마저 데려오며 팀타선의 중량감을 높일 수 있었다.
팀을 떠난 선수도 거의 없어 전력의 누수가 없다는 점도 텍사스의 자랑거리. 루이스 크레이톤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했고 페드로 발데스가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 전부이다.
이처럼 스타들을 대거 영입하며 성공적인 스토브리그를 보낸 텍사스이지만 팀의 취약점으로 손꼽히는 투수력에서는 전력보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전체적인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실제로 텍사스는 데이빗 콘의 영입에 실패했고 마무리투수 존 웨틀랜드의 부재에 따른 대비책으로는 고작 제프 브랜틀리만을 영입하는데 그쳤다.
2. 예상 라인업
러스티 그리어 (좌익수)
랜디 벨라디/루이스 알리시아 (2루수)
알렉스 로드리게스 (유격수)
라파엘 팔메이로 (1루수)
이반 로드리게스 (포수)
안드레스 갈라라가 (지명타자)
캔 캐미니티/마이크 램 (3루수)
게이브 카플러 (우익수)
루벤 마테오 (중견수)
[선발 투수]
릭 헬링
캐니 로저스
라이언 글린
덕 데이비스
저스틴 톰슨/대런 올리버
마무리 투수 - 팀 그랩트리/제프 짐머맨/제프 브랜틀리
3. 텍사스의 강점 - 화려한 라인업
무적 타선. 올스타 라인업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텍사스의 타선은 가히 무적 타선이라고 불리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화려함을 자랑한다.
최대 강점은 상하위 타선의 고른 짜임새. 알렉스 로드리게스 - 라파엘 팔메이로 - 이반 로드리게스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메이저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다.
현재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두명의 로드리게스와 30대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막강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는 라파엘 팔메이로는 올시즌 각각 40홈런과 100타점을 보장할만한 충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던 안드레스 갈라라가가 뒤를 받친다. 특히 갈라라가는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나설 예정이어서 올해는 더욱 더 뛰어난 타격실력을 선보일 것이다.
3할을 보장하는 러스티 그리어가 팀의 리드오프로 나서고 랜디 벨라데가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한다. 캔 캐미니티, 게이브 카플러, 루벤 마테오 등 다른 팀의 라인업이라면 충분히 중심타선을 구성할 수 있는 선수들이 하위타선으로 밀려나야 할만큼 텍사스 라인업은 막강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팀타선의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리드오프 문제와 팀의 라인업에 30대 후반의 선수가 무려 4명 -팔메이로(36), 갈라라가(39), 벨라데(38), 캐미니티(37)- 이나 포진해 있다는 점.
그러나 그리어는 전형적인 1번타자감은 아니지만 높은 출루율을 지녔고 팔메이로를 포함한 4명의 베테랑 역시 지난시즌의 활약을 통해 건재함을 증명하는 등 이러한 약점들은 그리 크게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4. 약점 - 허약한 투수력
막강한 타선에 비해 팀의 투수력은 너무 허약하다. 확실한 에이스 투수도 없으며 선발진의 중량감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이라고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불펜진도 마무리투수 부재와 맞물려 안정감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
먼저 선발진을 살펴보자. 선발진의 축은 릭 헬링과 캐니 로저스. 헬링과 로저스가 두자리 승수 이상은 충분히 기록할 수 있는 리그 정상급의 투수임은 분명하지만 팀의 1, 2선발 자리를 맡기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텍사스를 더욱 더 고민스럽게 만드는 것은 나머지 선발진은 더욱 더 취약하다는 점.
이제 빅리그 2년차에 불과한 라이언 글린과 덕 데이비스에게 3, 4선발 자리를 맡겨야 하고 5선발 후보로 대런 올리버와 마크 클락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온 저스틴 톰슨이 있지만 누구 하나 믿음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글린과 데이비스가 한창 성장하는 유망주들이기는 하지만 이처럼 검증이 덜 된 선수에게 로테이션의 두 자리나 맡겨야 한다는 것은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텍사스는 헬링과 로저스를 제외하고는 두 자리 승수 이상이 가능한 투수가 없는 셈.
불펜진의 최대약점은 마무리 투수 부재. 그동안 팀의 마무리역할을 담당했던 존 웨틀랜드가 등부상으로 올시즌 출장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팀전력에 큰 손실을 가져왔다. 팀이 대안으로 영입한 투수는 고작 제프 브랜틀리로 그에게 마무리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프란시스코 코르데오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제프 짐머맨은 슬라이더의 예리한 맛이 무더져 둘 다 마무리 자리를 맡기기에는 신뢰감이 떨어진다.
결국 텍사스는 외부 영입이 없는 한 팀 크랩트리에게 마무리 역할을 맡겨야하는데 크랩트리도 마무리로서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가 컨트롤이 불안정하다는 약점까지 지니고 있어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5. Key Player - 러스티 그리어
올시즌 텍사스는 슈퍼스타들을 대거 영입하며 막강한 타선을 구축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찬스메이커 역할을 해줄 1번타자감을 구해오는데는 실패했다.
고민끝에 팀이 1번 타자로 낙점한 선수는 러스티 그리어. 선택 이유는 간단했다. 그리어가 통산타율이 3할대(0.307)를 웃돌만큼 정확한 타자라는 점이다.
실제로 그리어는 1번타자의 필수조건인 선구안 부분에서는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한 시즌에 3할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통산 출루율이 4할대(0.392)에 근접하고 볼넷/삼진 수치도 1:1(473/506)에 가까울 정도로 뛰어난 선구안을 지녔다.
파워와 클리치 능력도 1번타자로서는 최상급이다. 그리어는 아직도 20개 이상의 홈런과 100타점 이상은 충분히 작성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그리어가 전형적인 1번타자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
1994년 텍사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이후 그리어는 주로 팀의 3번자로 활약했다. 따라서 그리어는 1번타자로서 경험이 전무하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더구나 데뷔 이후 단 1번도 두 자리수 이상의 도루를 기록하지 못할만큼 스피드에서도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그리어에게 있어 최대의 과제는 새로운 타순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1번 타자로 나선다면 그리어의 개인성적은 중심타자로 활약했을 때보다 하락할 것이 눈에 보듯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어가 개인욕심을 버리고 1번타자로서 효과적인 능력을 선보인다면 텍사스는 올시즌 메이저리그 어느 팀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6. 2001시즌 예상
텍사스의 전력이 지난시즌보다 월등히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올시즌 텍사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원인은 투타의 심각한 불균형. 올스타 라인업에 버금가는 타선과 리그 최하위권 수준의 투수력을 동시에 갖춘 것이 바로 올시즌 텍사스의 참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몇년간 시애틀이나 휴스턴, 콜로라도 등 막강한 타력과 허약한 투수력을 갖춘 팀들의 성적이 지구 우승은 커녕 5할 승률조차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도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텍사스가 투자한만큼의 결실 - 지구 우승이나 포스트시즌 진출 - 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투수력을 보강해서 투타의 발란스를 맞추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같은 지구 소속팀들의 전력편차가 적다는 것도 텍사스에게 악재로 나타난다. 오클랜드, 시애틀, 애너하임 등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고투수력은 4개 팀 가운데 가장 취약하다. 슈퍼스타의 영입으로 관중동원에는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자칫 투수력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리그 최하위로 추락할 가능성도 전혀 배재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