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이봉우 씨가 운영하는 일본 영화사 시네콰논이 73년 8월 도쿄의 한 호텔에서 있었던 '김대중 납치 사건'의 전모를 영화화할 예정이라 밝혔다. 시네콰논은 재일교포 출신인 최양일 감독의 , 이즈츠 가즈유키 감독의 등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등의 한국영화를 배급한 바 있는 영화사.
이 영화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봉우 씨는 일본 유력 일간지인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대중 납치 사건은 그 동안 애매 모호하게만 처리되어 왔던 한 일 양국간의 민감한 사안들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이라며 "월드컵 공동 개최 등으로 한일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냄새나는 병의 마개'를 열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 총재 시절 도쿄의 한 호텔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된 후 5일만에 발견된 사건을 다루는 이 영화는 등으로 유명한 일본감독 사카모토 준지가 메가폰을 잡을 예정. 일본측의 진상규명 요청과 한국 정부의 진상 규명 거부 등을 통해 국제 문제로까지 비화됐던 이 민감한 사안을 일본인의 시각으로 재조명해보는 셈이다. 그러나 이봉우 씨는 "어느 한 쪽의 시선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한일관계를 재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납치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한일 양국을 오가며 촬영이 진행되며 총 제작비는 3억5천만 엔이 소요된다. 일본 개봉은 2002년 3월. 일본 개봉 이후엔 한국 개봉도 추진될 예정이다.
황희연benot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