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A.com

[증권]소액주주 '반란'…경영권 분쟁 잇달아

입력 | 2001-03-19 19:00:00


경영권 참여를 노리는 소액주주측과 이를 거부하는 대주주간에 대립으로 정기주주총회가 파행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기존 경영진들이 기피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 개입돼 양측의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근 투쟁과 저지〓대한방직 소액주주측이 17일 주총에서 뽑은 이사들은 19일 대한방직 본사를 찾아가 업무인수와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회사측이 이를 막자 소액주주측은 즉각 경영정상위원회를 구성했다.

조광페인트 개인주주연합도 16일 본사 앞에서 주총을 강행해 이사와 감사 2명씩을 뽑았고 이사와 감사 각 1명씩이 19일 역시 회사를 찾았으나 저지당했다.

대한방직 소액주주대표인 송기범씨는 “주총 연기를 선언한 의장을 불신임하고 새로 의장을 뽑아 적법하게 주총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조광페인트 개인주주연합측 조영길변호사도 “의장이 16일 예정됐던 주총개최 직무를 포기해 주주들이 주총을 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방직측은 “정회를 선포한 의장을 일부 소액주주들이 몰아내고 강행한 주총은 원인무효”라고 되받았다. 조광페인트측도 “적법하게 주총이 연기됐으므로 ‘길거리 주총’은 사적 모임일 뿐”이라고 무시했다.

▽핵심은 적대적 인수합병〓파행 주총의 배후에는 기존 경영방식에 불만을 품은 적대적 인수합병이 도사리고 있다. 조광페인트 개인주주연합측은 지분이 47%, 대한방직 소액주주측은 의결권을 위임받은 지분이 32%에 각각 이른다고 밝혔다.

대한방직 소액주주측은 “작년에 한스종금에서 빌린 900억원의 사용처를 밝히지 않는 등 경영이 불투명해 주주들이 나섰다”고 주장했다. 조광페인트 개인주주연합측도 “기존 경영진이 3달동안 2차례나 자사주를 처분하는 등 안일하게 경영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방직측은 “작년에 겨우 흑자로 전환시켰고 누가 요구해도 경영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광페인트측은 “개인주주연합은 경영권을 확보해 제3자 매각 등으로 시세차익을 노릴 뿐 건실한 경영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