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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팬들과 새 앨범 시음회 가진 이문세

입력 | 2001-03-19 19:02:00


16일 밤 서울 대학로의 라이브 극장인 ‘폴리미디어 씨어터’에서는 이색적인 이벤트가 열렸다.

중견 가수 이문세가 2년만에 새 음반(13집) 발표를 앞두고 450여명의 팬을 모아놓고 ‘시음회(試音會)’를 연 것. 노영심이 진행한 이날 행사에서 이문세는 수록곡을 차례로 들려준 뒤 직접 설명하고 타이틀곡을 선정해 달라고 부탁했다.

기성 가수가 이런 이벤트를 마련한 것은 처음. 이문세는 “신문이나 방송 등 매번 같은 방식으로 신곡을 알리는 게 미안해 이색적인 이벤트를 구상했다”며 “알지도 못하는 신곡을 들으러 얼마나 올까 했는데 팬들의 열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문세 시음회’에 인터넷으로 신청해온 이들은 1만여명. 이문세측은 이중 비팬클럽 위주로 450여명을 선정해 초대했다.

팬들이 뽑은 타이틀곡은 ‘사랑이란 기억보다…’. 이 노래는 행사에서는 ‘A Love’(가제)로 소개됐는데 응답팬 219명 중 절반 가량이 이 노래를 골랐다. 팬들이 써낸 제목도 ‘사랑이란 기억보다 더 슬퍼’였으나 여운을 남기기 위해 말줄임표(…)로 끝냈다. 그는 “내심 나도 이 노래를 타이틀로 원했는데 팬들도 같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사랑이란 기억보다…’는 이문세 특유의 아련함과 깊은 울림이 있는 발라드. 이 노래는 특히 뮤직 비디오도 이색적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찍은 뮤직비디오는 원 테이크(편집없이 한번에 촬영하는 기법)방식으로 찍었고 상하로 나뉜 화면에 남성과 여성의 방황하는 모습이 각각 펼쳐지면서 ‘오랜 단절’을 연상시킨다.

두 번째로 팬들이 꼽은 노래는 ‘오늘 하루’. 이 노래는 사색적인 분위기로 일상의 단조로움에 대한 슬픔이 묻어나는 곡으로 남성팬들이 특히 좋아했다. 탤런트 박상원도 “가사와 노래의 분위기가 가슴 뭉클하게 한다”고 말했다.

노장진씨(C대 3학년)는 “신곡 발표회여서 지루할 줄 알았는데 노래가 거리감이 없었다”며 “새 음반은 듣는 음악을 원하는 20대 팬들에게 호소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문세의 새 음반은 22일 나온다. 그는 31일 대전, 4월5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천안 청주 부산 울산 등 전국 순회 공연 ‘이문세 독창회’에 나선다. 순회 공연 매출액만 8억원에 이른다.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