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는 곧 되살아날 것인가. 일부 지표를 보면 2분기부터 경기가 다소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1분기가 워낙 나빠 상대적으로 나아질 뿐이라는 것이다.
▽소비심리 회복 움직임〓꽁꽁 얼어붙던 소비심리가 두 달 연속 회복세를 보이는 등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월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현재 가계소비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는 73.2로 1월의 69.4보다 다소 높아졌다.
또 6개월후에 얼마나 소비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소비자기대지수도 전달 89.7에서 2월에는 92.0으로 뛰어올라 2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이 수치는 지난해 8월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통계청의 소비자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소비를 줄이겠다는 뜻이며 100이상이면 지금보다 더 소비하겠다는 심리를 수치로 표시한 것이다.
2월 지수는 기대지수와 평가지수 모두 100보다 낮지만 전달보다는 높아져 소비 심리가 상대적으로 다소나마 훈훈해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비자평가지수는 지난해 6월 98.9 이후 떨어지기 시작해 12월에는 64.6까지 내려가 외환위기 때인 98년 11월 65.9보다도 낮았다. 그러나 이 지수는 올 들어 1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제조업체 지표도 약간 호전〓한국은행은 국내 기업들의 경기는 올 1·4분기(1∼3월)엔98년 이후 가장 부진했지만 2·4분기(4∼6월)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매출액 15억원 이상의 2893개 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결과가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제조업의 경우 1분기와 2분기 BSI를 비교하면 △매출증가율은 72에서 98로 △수익성은 69에서 87로 △설비투자는 91에서 93으로 각각 높아졌다. 재고수준 BSI도 119에서 110으로 낮아져 기업들의 재고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2분기 전망 BSI가 대부분 100이하로 기업 경기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산업연구원(KIET) 산업계량분석실의 배상근박사는 최근 정부일각에서 제기된 경기낙관론을 경계하며 ‘산업경제정보’를 통해 “경기가 더 이상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어떠한 객관적인 지표를 감지할 수 없다”며 “최근 경기실사지수나 소비자기대지수가 반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응답자의 주관적인 체감경기가 다소 나아졌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배박사는 또 “단순한 경기 부양이 아닌 성장 잠재력을 위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며 “연구개발, 구조조정, 정보화 등의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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