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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 블랙박스]김승우-이미연, 헤어진 후도 서로 챙겨주기

입력 | 2001-03-19 19:12:00


통계청 발표를 보니 지난 한해 36만 쌍이 결혼식을 올린 한편 12만쌍의 부부가 이혼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을 보면 연예인들의 이혼율은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낮은 편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내가 만나본 본 연예인 커플들은 하나같이 금실이 좋다. 서로 상대방의 일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기에 그만큼 이해의 폭도 넓을 것이고 대화의 소재도 공통점이 많으니 얼마나 좋을까?

물론 살다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헤어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몇달 전 갑작스런 이혼 발표로 대중들을 놀라게 했던 김승우―이미연 커플도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전후사정을 떠나서 두 사람은 이혼한 후에도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걱정해주고 일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요즘도 한 명이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하면 다른 한 사람이 집에 데려다주기까지 한다.

얼마전 이미연이 배창호 감독의 새 영화 출연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도 김승우는 “훌륭한 감독님의 좋은 작품은 역할의 비중을 떠나서 무조건 하라”고 조언했고 김승우가 주영훈의 신곡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때도 이미연이 적극적으로 추천하며 캐스팅에까지 도움을 주는 등 서로의 매니저 역할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주변에서는 “그럴 바에야 다시 함께 살라”며 짖궂은 농담을 하기도 한다.

이미연이 최근 찍은 영화 의 포스터를 보니 박신양과의 키스씬이 꽤나 자극적이다. 에로 영화도 아닌데 그 느낌이 남다른 이유는 이혼 이후 대중들에게 이제 그녀가 ‘한 사람만의 여자’가 아니라 ‘모든 남자의 연인’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거나 이미연은 영화 로 청룡상 여우주연상을 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가수 조성모의 뮤직 비디오 출연, 발라드 모음집인 ‘연가’의 모델 등으로 이혼 후에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조성모 뮤직 비디오를 찍으면서 내용 때문에 많이 고민했다. 이 뮤직비디오의 줄거리는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한 여인이 자신이 불치병에 걸린 사실조차 남편에게 알리지 않은 채 여행을 떠났다가 다른 남자를 만나 애틋한 사랑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연은 행여나 이혼한지 얼마 안되는 자신들과 이 비디오 내용이 엉뚱하게 연관이 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다.

“승우씨한테 피해가 갈까봐 걱정이에요”하던 이미연의 눈빛과, 아직 라면에 물을 얼마나 부어야 하는지 몰라 고민하는 김승우의 모습이 겹쳐지며 이들을 아끼는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팠다. 아픈 뒤에 성숙해지고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앞으로 이들의 꿋꿋하고 멋진 활동에 기대를 걸어본다.

김영찬(시나리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