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창(國唱)으로 추앙됐던 명창 임방울의 일대기를 그린 창극 ‘쑥대머리’가 미국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순회에 나선다. ‘쑥대머리’를 주최하는 대한전통예술보존회는 27일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 4월3일 뉴욕 링컨센터 앨리스 툴리 홀, 4월6일 시카고 노스이스턴 대학 콘서트홀 등 3개 지역에서 미국 순회공연을 갖는다고 밝혔다.
1999년 10월 광주에서 초연된 창극 ‘쑥대머리’는 속도감있는 전개와 화려한 무용 등으로 “21세기형 스펙터클 창극”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미국 공연은 앞으로 호주 시드니, 일본 도쿄 오사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5개 국가에서 계획 중인 세계 공연의 시작. 지난해 7월 광주에서 ‘쑥대머리 세계화 추진위원회’(위원장 박광태 민주당의원)가 결성된 뒤 8개월만의 결실이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공연장인 케네디센터와 링컨센터에서 공연이 열려 성과가 주목된다.
임방울은 1904년 출생,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등 궁핍한 시절에 민족의 쓰린 마음을 애절하고 꿋꿋한 소리로 달래며 소리계의 큰 별로 자리잡은 명창.
서편제 판소리의 애절한 멋과 동편제의 웅장함을 독자적으로 결합, 판소리 예술의 새 장을 연 불세출의 스타였다. 1930년대 출반된 ‘쑥대머리’ 음반은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12만장이나 팔렸다. ‘쑥대머리’는 판소리 ‘춘향가’ 중 춘향이 옥에 갇힌 처지를 한탄하는 대목을 나타내는 말.
제작을 총지휘한 명창 성창순(광주시립국극단장)은 “재외 한국인들의 잔치에 그치지 않고 서구인들이 한국의 멋과 신명을 느낄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연출은 김효경(서울예대 교수), 음악지휘는 한상일(국립국악관현악단 단장), 안무는 채향순(백제예대 교수)이 각각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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